조합원이 출자금 내고 운영 참여… 돌봄 주고받는 공동체로 성장

의학기술이 고도로 발달해 전문가가 아니고서야 그 체계를 이해하기가 어려워진 요즘,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들은 자신이 적절한 진료를 받고 있는지, 흔히 말하듯 과잉진료를 하고 ‘바가지’를 쓴 것은 아닌지 한번쯤 의문을 품기 마련이다. 이런 의구심을 의료서비스 소비자들, 즉 환자들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기구가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료사협)’이다. 의료협동조합에선 조합원들이 주인이 돼 병원을 설립하고 진료를 받는다. 여기서 남은 이익이 있다면 병원에 서로 나눠 갖지 않고 병원의 질을 높이는 데 재투자한다. 상부상조 정신으로 조합원들끼리 돕는 비영리법인인 사회적협동조합을 의료영역에까지 확장한 것이다.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소속 의료협동조합 조합원들이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고 있다. 의료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병원을 운영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건강증진사업을 벌이는 상부상조 정신에 입각한 비영리법인이다. 연합회 홈페이지 캡처

의료인이 아닌 비전문가들이 의사를 고용하고 병원을 세운다니 믿기 어렵다는 눈길을 보내는 사람도 있지만 의료협동조합은 법적 근거가 있다.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과 협동조합기본법은 비영리법인에 의료기관을 개설할 자격을 열어뒀다. 비의료인과 사회적 약자들이 스스로 병원을 만들고 이용하도록 의료법상 예외를 둔 것이다. 그 목적에 충실하도록 이익 잉여금 배당은 금지되고 비조합원 진료는 총 의료서비스 공급량의 절반 밑으로 제한된다. 다만 한때 ‘의료생협’이 사무장병원 우회개설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했다. 2015년 김준래씨 등이 대한의료법학회 월례학술발표회에 발표한 논문 ‘의료협동조합의 의료기관 개설 운영현황과 문제점 및 개선방안’에 따르면 2009년까지 매년 40여건 정도였던 신설 의료협동조합 의료기관은 2011년(168건) 2012년(140건) 등 한때 큰 폭으로 증가하기도 했다.

의료사협 회원조합 수_신동준 기자

그러나 건전한 의료협동조합은 ‘믿을 수 있는 좋은 의료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한다. 23개 회원 조합을 둔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는 △과잉진료, 과다처방을 하지 않고 △가족의 건강을 책임지는 가족주치의제도를 실천하며 △정기적 환자상태 전화 체크, 관리 수첩 활용 등을 통해 만성질환자 관리프로그램을 운용하는 한편 △질병과 치료과정을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해 환자의 알권리를 보호하는 환자권리장전을 지키는 것을 중점 활동 목표로 삼고 있다. 또 조합원 지역주민에게 다양한 건강강좌와 예방교육을 실시한다. 조합원과 저소득층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한편 환자 중심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원칙들이다.

이를 위해선 조합원이 적극적으로 병원 운영에 의견을 내고 참여해야 한다. 의료협동조합은 그 활동목적에 동의하는 지역주민은 누구라도 가입할 수 있다. 가입 시 최소 5만원의 출자금을 내고 의료협동조합에 대한 교육을 받으면 출자한 조합원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가 조합원의 자격으로 병원 및 조합의 다양한 활동을 이용할 수 있다. 이 출자금은 조합을 운영하는 자본금이 되고 나중에 조합에서 탈퇴할 때 돌려받을 수 있다. 연합회 소속 지역별 의료협동조합에 가입하려면 연합회 홈페이지(http://hwsocoop.or.kr)에서 연락처를 확인해 가입하면 된다. 연합회(02-835-5412)에 연락하면 지역별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민앵 연합회 상임이사는 “살고 있는 지역에 의료사협이 있다면 먼저 직접 방문하여 총회와 이사회, 위원회, 소모임들의 활동이 공개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는지를 묻고 관련 자료와 소식지를 봐야한다”고 충고했다. 만일 이런 질문에 소극적이라면 사이비일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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