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공단 입주 1호기업 KEC 공장 부지를 상업시설로 용도 변경 추진 논란
경북 구미의 국가산업단지 입주 기업 1호인 KEC의 구조고도화 사업 추진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기존 공장 부지를 상업시설 등으로 용도를 변경해 대규모 쇼핑몰과 복합환승터미널, 의료센터, 오피스텔, 보육시설 등을 유치한다는 계획이기 때문이다.
21일 KEC와 지역 경제계 등에 따르면 KEC는 구미1국가산단 33만㎡ 규모의 공장 부지 가운데 유휴지로 있는 16만5,000㎡ 부지를 대상으로 구조고도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구조고도화 사업은 입주 업종의 고부가가치화, 기업지원서비스 강화, 공공시설 확충 등을 통해 기업유치를 촉진하고 민간 투자를 통해 각종 편의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난 12일부터 대행사업자를 모집 중인 이 사업은 전국 18개 국가산업단지와 3개 일반산업단지가 대상이 되고 있다.
KEC 관계자는 “현재 구조고도화 사업 전반에 대해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단계”라며 “이번 사업이 침체한 구미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적법한 절차에 의해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사회와 노동계는 구조고도화 사업으로 공장 폐업과 일자리 상실, 산업단지 공동화 심화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금속노조 구미지부 KEC지회 관계자는 “KEC가 구조고도화 사업을 하게 되면 산업단지가 부동산 재개발을 통해 유통단지로 변질되는 부작용을 낳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근 재개발조합도 이에 반발하고 있다. 신평광평도시개발사업조합 이규원 조합장은 “해당 지역에 구조고도화 사업이 추진되면 실질적으로 공장은 철수하고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재개발을 노린 투기세력만 활개를 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구미산단 1호 입주기업인 KEC는 1969년 싼값에 공장 부지를 받아 정부와 구미시로부터 각종 혜택을 받았다”며 “지금 구조고도화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이 부지를 매각해 수 천 억원의 돈을 벌겠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구조고도화 사업이 추진되면 1972년 완충녹지로 선정됐다 지난해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된 신평ᆞ광평지구가 구미의 흉물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조합 측은 “국가산단 부지는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 기업체 유치를 위해 사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KEC의 구조고도화 사업 신청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0, 2011, 2013, 2014년 4번에 걸쳐 구조고도화 사업을 신청하고 한국산업단지공단에 사업계획서를 냈지만 노조와 지역 소상공인, 경제계의 반발에 부딪혀 부적격 통보를 받았다.
한편 한국산업단지공단은 12일 구조고도화 대행사업자 모집 공고를 내고 10월2일까지 사업신청서 접수 받아 현장실사와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선정한다.
구미시 기업지원과 관계자는 “한국산업단지공단이 검토를 하고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구미시는 관련법을 검토한 뒤 대응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추종호기자 choo@hankookilbo.com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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