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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몸통시신 사건 장대호, 본인이 진상 척결한다는 초법적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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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몸통시신 사건 장대호, 본인이 진상 척결한다는 초법적 인식”

입력
2019.08.21 10:39
수정
2019.08.2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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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범죄심리학 교수 “선처 바라는 다른 범죄자 자수와 달라”

'한강 몸통 시신' 사건 피의자 장대호(39)가 18일 경기 고양시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검정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출석하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한강 몸통 시신' 사건 피의자 장대호(39)가 18일 경기 고양시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검정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출석하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한강 몸통시신 사건’ 피의자 장대호(39)에 대해 “반사회성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21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과거 행적을 기반으로 한 장대호의심리를 분석했다. 이 교수는 장대호가 과거 인터넷 공간에 남긴 글을 두고 “굉장히 반사회적인 태도를 충분히 읽어낼 수 있다”며 “내용적으로도 폭력적”이라고 말했다.

장대호는 과거 포털사이트 네이버 지식In 활동을 하며 ‘진상 손님 대처 노하우’라는 글을 작성한 바 있다. 그는 당시 “항의하는 손님이 문신을 하고 있다? 이러면 ‘문신한 몸에는 흉기가 안 들어갑니까?’ 이런 식으로 협박하면 된다”고 적었다. 본인 얼굴을 유명 캐릭터나 배우의 사진에 합성해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이 교수는 “(자아에 대한) 과대한 지각을 하는데 현실은 그것을 인정 안 해 주니까 오는 피해 의식 같은 게 과장된 행동으로 나오는 것 같다”며 “정신분석학적으로는 ‘반동 형성’ 이렇게 얘기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너무 결핍이 돼 있기 때문에 인터넷, 온라인 세상에서 ‘내가 대단한 사람이다’ 이렇게 얘기하고 싶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장대호의 특이한 점 중 하나는 본인이 소위 ‘진상을 척결을 해야 되는 입장이다’라고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법이나 질서 등 공적 제도가 있지만 그것에 호소를 하기보다는 본인이 직접 나서서 이른바 ‘진상’을 척결해야 한다는 초법적 사고에 기반한 심리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장대호에 대한 심리 분석 결과 다른 범죄자들과의 차이점도 드러났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범죄자들은 관대한 처분을 기대하며 자수 하지만 장대호는 자신이 억울한 부분을 세상에 호소하고 싶어 자수를 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장대호가 오프라인상에서 전혀 사회적 관계가 없다 보니까 사이버 공간상에서 자기 혼자만의 세상에 고립된 상황이었던 것 같다”며 “고립된 세상에서는 진상이 나타나면 본인이 직접 나서서 흉기를 들고 척결을 해야 될 정도로 힘이 지배하는 가치 체계, 이런 것들을 스스로 구축한 것”이라고 전했다.

장대호는 지난 8일 오전 자신이 종업원으로 일하는 서울 구로구 한 모텔에서 투숙객 A(32)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11~12일에 걸쳐 시신을 한강에 유기한 혐의(살인 및 사체손괴, 사체유기)로 18일 구속됐다. 17일 새벽 자수한 장대호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가 반말하는 등 시비를 걸고, 숙박비 4만원을 주지 않아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20일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범죄 수법이 잔인하고 그 결과가 중대하다”며 장대호의 실명과 얼굴, 나이 등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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