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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폭염 사망은 인권침해” 민변, 인권위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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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폭염 사망은 인권침해” 민변, 인권위 진정

입력
2019.08.20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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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부산교도소서 수형자 2명 열사병 사망 후에도 개선 없어” 지적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 폭염 기간 교도소 등에 수감된 수용자들의 건강권이 침해 당하고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민변 소수자인권위원회와 공익인권변론센터, 천주교 인권위원회 등은 20일 인권위에 국가의 대책 없이 방치되는 ‘폭염 수용’에 대한 진정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민변은 “혹서기에 교정시설의 실내온도를 적정하게 유지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라며 “‘폭염수용’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라는 헌법의 명령을 어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변의 이 같은 주장은 헌법재판소와 법원이 내린 수형 환경 및 교정시설 관리자의 책임에 관한 법률적 판단을 근거로 하고 있다. 앞서 2016년 12월 헌법재판소는 교정시설의 1인당 수용면적에 관한 사건에서 “수형자의 인간으로서의 기본 욕구에 따른 생활조차 어렵게 할 만큼 지나치게 협소하다면 이는 그 자체로 국가형벌권 행사의 한계를 넘어 수형자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결했다. 뿐만 아니라 대법원도 2010년 1월 “교도소 등의 구금시설에 수용된 피구금자는 스스로 의사에 의하여 시설로부터 나갈 수 없고 행동의 자유도 박탈되어 있으므로, 그 시설의 관리자는 피구금자의 생명, 신체의 안전을 확보할 의무가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이 같은 결정에도 불구하고 폭염 기간 수형자들의 건강권은 방치돼 왔다는 것이 민변 등의 주장이다. 실제 2016년 8월 부산교도소에서는 조사수용실에 갇힌 두 명의 수용자가 하루 간격으로 연이어 열사병으로 사망하기도 했다. 당시 국가를 상대로 제기된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원은 부산교도소가 수형자들에게 부채를 제공하고 냉수욕을 실시하는 등 하절기 수용 관리 계획을 실시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1인당 면적이 1.72㎡에 불과한 비좁은 공간에 과밀하게 수용됐고 선풍기 설치는커녕 적절한 환기조차 이뤄지지 않았던 점 등을 이유로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민변은 “부산교도소의 비극적인 사고 이후로도 ‘폭염수용’은 계속되고 있다”며 “현재까지도 혹서기의 수용 환경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폭염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이 정하는 자연재난의 하나”라며 “(교정당국은) 수용시설의 크기와 인원을 고려한 선풍기 설치 등 냉방설비 개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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