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세가 전년 대비 28조원 이상 더 걷히는 ‘세수 호황’을 기록하면서 세수탄성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세수탄성치란 세수증가율을 경상성장률로 나눈 수치로, 세수탄성치가 1 이상이면 경제가 성장하는 수준 이상으로 세수가 걷혔다는 뜻이다.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2018회계연도 결산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 수입은 293조6,000억원으로 2017년 대비 10.6% 증가했다. 지난해 경상성장률(물가 상승을 반영한 성장률)이 3.0%라는 점을 고려하면 세수탄성치는 3.54에 달한다.
이는 최근 10년 사이 가장 높은 수치다. 우리나라 세수탄성치는 지난 2009년 마이너스(-0.39)를 기록한 뒤 2010년 0.81, 2011년 1.55. 2012년 1.65로 높아지다가 2013년 다시 마이너스(-0.14)를 찍었다. 이후 2014년 0.45, 2015년 1.15를 거쳐 2016년에는 2.28까지 높아졌다. 2017년에는 1.74로 다시 소폭 줄어들었다.
지난해 이 같은 세수탄성치를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국세 수입이 전년 대비 28조2,000억원 더 걷혔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 호황에 따른 기업 실적 개선과 부동산 시장 호조 등이 ‘세수 호황’으로 이어졌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1980~1990년대 국세수입 증가율은 대체로 경상성장률과 유사한 추이를 보였다. 하지만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득세와 법인세의 비중이 커지면서 2000년대 이후 경상성장률에 비해 국세수입 증가율 변동폭이 커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기재위는 “세수 추계의 정확도를 제고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정한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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