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펜션 전 남편 살해사건’의 피해자 유족 측은 고유정(36)이 성적학대 피해여성으로 묘사한 것은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고 감형을 받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피해자 유족 측 법률대리인인 강문혁 변호사는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고유정이 1차 공판에서 이번 사건의 원인을 ‘전 남편 성적 욕구가 비극의 단초’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 “고씨는 긴급체포된 이후 단 한 번도 이같은 주장을 하지 않다가 1차 공판에서 갑자기 변호인을 통해 꺼내 들었다”며 “이는 고씨가 범행 직후 저지른 비상식적인 행동을 도저히 객관적인 증거나 상식으로 해명할 수 없어 새롭게 만들어낸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부부 사이 성생활 문제는 지극히 사적이고 내밀한 영역에 속하는 만큼 당사자가 아닌 그 누구도 해명하기 곤란한 특성이 있다”며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고씨는 자신의 범행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피해자를 비정상적인 성욕자로 비난하는 전략을 들고나온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강 변호사는 또 고씨 측의 주장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씨는 피해자와 이혼 소송 중 수십 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서면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상세하게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피해자의 과도한 성욕이나 변태적 성행위 강요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언급한 사실이 없다”며 “결국 고씨가 피해자나 현 남편을 비정상적인 성욕자로 주장하고, 자신을 성적으로 학대당한 피해여성으로 묘사한 것은 자신의 범행을 은폐해 재판에서 감형을 받기 위한 것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5월 25일 제주시 조천읍 소재 모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및 유기한 혐의(살인, 사체 손괴 및 은닉 등)로 구속 기소된 고씨에 대한 2차 공판은 오는 9월 2일 오후 2시에 제주지법에서 열린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