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출근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아동과 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에 강력 대처하겠다는 내용의 첫 번째 정책구상을 발표했다. 사모펀드 투자와 자녀 장학금 등 자신과 가족을 둘러싼 비리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자 정책검증을 화두로 던지며 정면돌파를 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법무부가 이미 추진 중인 방안들이 대부분이라 국면 전환을 위해 급조한 대책을 내놓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무부 인사청문회준비단은 20일 안전 분야 정책 추진계획을 담은 자료를 통해 “보호관찰관을대폭 증원해 일명 ‘조두순법'을 확대ㆍ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 개정된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은 출소한 아동성범죄자를 전담 보호관찰관이 1대1로 밀착해 지도ㆍ감독하는 내용이 포함됐는데, 이를 더욱 확대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이 법안은 여아 성폭행 혐의로 징역 12년형을 선고 받은 조두순의 내년 12월 만기출소를 앞두고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개정돼 일명 ‘조두순법’으로 불린다.

스토킹이나 가정폭력 등 주로 여성을 대상으로 벌어지는 범죄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처하겠다는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스토킹이나 가정폭력은 주기적으로 반복되거나 동영상 유포 등 추가 피해를 유발하는 특성이 있다”며 “특별법 제정을 통해 ‘스토킹은 중한 범죄’라는 인식을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폭력을 동원한 집회ㆍ시위를 법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조 후보자는 “행동과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하되 대화와 타협의 시도조차 없이 전부만을 얻겠다며 막무가내로 과도한 폭력을 사용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불가피하게 법 집행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조 후보자는 또한 사고가 나면 검찰과 경찰이 협력해 자동적으로 수사팀이 구성되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원칙적으로 수사팀이 직접 공판에 참여해 법적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까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다중피해 안전사고 수사지침’을 마련하고 대검찰청 전문자문단을 확대 설치하는 한편 관련 지원체계를 개선할 태스크포스(TF)를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조 후보자의 이 같은 구상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재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임기 중에 이미 추진하고 있는 정책 방향과 전혀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박 장관은 작년 3월 아동성범죄자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공표한 뒤 올해 조두순법 개정을 이끌었고, 스토킹처벌법 역시 작년 5월 법무부가 입법 예고한 상태다. 박 장관은 지난달 국회에 출석해 “올해 하반기 스토킹 처벌법의 국회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탕 정책이 많다는 지적에 대해 조 후보자는 “법무행정의 연속선에서 겹치는 부분 있으나 자세히 보시면 새로운 것이 많이 있을 것”이라며 “꼼꼼히 한번 봐 달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조 후보자의 다른 분야 정책구상도 정리해 차례로 발표할 계획이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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