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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그곳에선] 포항 앞바다에 축구장 560개 크기 대문어 서식장 만든다

입력
2019.08.20 18:00
수정
2019.10.15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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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 산란 및 서식 가능한 구조물 투입, 조업 금지돼 산란 10~15㎏크기까지 보호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동해본부가 지난 2015년 강원 동해시 앞바다에 대문어 보호와 자원 증대를 위해 설치한 황토 소재의 구조물에서 대문어가 서식하고 있다. 수산자원관리공단 제공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동해본부가 지난 2015년 강원 동해시 앞바다에 대문어 보호와 자원 증대를 위해 설치한 황토 소재의 구조물에서 대문어가 서식하고 있다. 수산자원관리공단 제공

경북 포항 앞바다에 대문어가 태어나 산란 때까지 안전하게 자랄 수 있는 대규모 서식장이 만들어진다. 동해안 특산품종인 대문어는 몸집이 최대 50㎏까지 자라지만 산란 가능한 크기인 10~15㎏이 되기 전에 무분별하게 잡혀 어획량이 급속도로 줄고 있는 실정이다.

20일 한국수산자원공단 동해본부에 따르면 포항시 북구 흥해읍 칠포리에서 청하면 이가리에 이르는 5㎞구간 3곳에 총 면적 400㏊의 대문어 산란 및 서식장 조성사업이 추진된다. 이는 국제 공인 축구장(면적 7,140㎡) 560개를 합친 크기다.

대문어는 참문어와는 체급이 하늘과 땅 차이다. 서해와 남해에 서식하는 참문어는 크기가 최대 3.5㎏에 불과하다. 대문어가 참문어의 15배나 되는 셈이다. 또 식감이 부드러워 예로부터 동해안 지방에는 제사상이나 잔칫날 반드시 상에 오를 정도로 인기가 높다.

대문어는 알을 낳을 수 있는 길이 1m 몸무게 10~15㎏의 몸집이 되는데 3년이 걸린다. 하지만 400g만 돼도 잡을 수 있는 규정 때문에 몸무게 1㎏이하 문어도 마구 잡히는 실정이다.

어획량도 크게 줄고 있다. 수산자원관리공단에 따르면 대문어 어획량은 1990년대 후반 5,500톤에서 해마다 감소해 지난해는 3,869톤까지 줄어 자원회복 대상종으로 분류된 상태다. 가격도 1㎏당 5만원까지 올라 서민들이 선뜻 고르기에는 부담이 되고 있다.

대문어 산란 및 서식장 조성사업은 대문어가 산란할 수 있는 몸집 10~15㎏까지 자라도록 보호하고 개체수를 증대시키기 위해 추진됐다. 이 때문에 대문어 서식장에서는 조업이 금지된다.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동해본부가 지난 2015년 강원 동해시 앞바다에 대문어 보호와 자원 증대를 위해 설치한 황토 소재의 구조물에서 대문어가 서식하고 있다. 수산자원관리공단 제공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동해본부가 지난 2015년 강원 동해시 앞바다에 대문어 보호와 자원 증대를 위해 설치한 황토 소재의 구조물에서 대문어가 서식하고 있다. 수산자원관리공단 제공

수산자원관리공단 동해본부는 올해부터 2023년까지 5년간 흥해읍 해역에 국비 50억원과 도비 15억원, 시비 35억원 등 총 100억원을 투입해 대문어 서식장을 조성한다. 서식장에는 바닷속에 몸을 숨기려는 문어의 특성을 고려한 구조물과 먹이 공급을 위해 인공어초 구조물을 넣는다.

동해본부는 앞서 2015년 강원 동해시 앞바다에 110㏊면적의 대문어 산란 및 서식장을 조성했다. 이 곳에 인공어초 구조물 782개를 비롯해 황토로 만든 산란 서식용 구조물 380개를 설치했다. 그 결과 동해시 앞바다에서 올 초 1ㆍ2분기 대문어 어획량은 사업초기인 2015년보다 38.2% 늘어난 63톤이 잡힌 것으로 조사됐다.

동해본부는 포항시 흥해읍 해역 일원에 황토보다는 더 단단한 친환경소재 구조물을 개발해 투입한다. 이 지역은 수심이 23m 정도로, 동해시 앞바다 30m보다 얕아 파도의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신성균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동해본부장은 “대문어 산란장과 서식장을 조성하면서 문어 자원을 비롯해 고부가가치 어자원의 특성을 조사하고 이에 맞는 특화 구조물을 개발할 계획이다”며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대문어 개체수가 크게 늘어나고 어민들은 고부가가치 어자원 확보로 소득이 또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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