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점자 학습 시스템 개발…AI스피커 ‘누구’ 110대 보급
지금까지 시각장애인들의 점자 교육은 강사가 말로 설명하면서 시각장애인이 점자를 만지며 이해하도록 돕는 1대 1 교육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전문 강사도 부족하고 강사 1명이 교육할 수 있는 학생 수도 제한돼 있어 점자 학습의 문턱은 높았다. 때문에 국내 점자 문맹률은 상당히 높은 편인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인공지능(AI)이 투입된다. SK텔레콤이 AI가 이용자와 대화를 나누면서 음성을 점자로, 점자를 음성으로 알려주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SK텔레콤은 점자학습기 ‘탭틸로’ 개발사인 사회적기업 오파테크와 함께 AI 스피커 ‘누구’를 이용하는 대화형 스마트 점자학습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전국 맹학교 등에 110대를 공급한다고 19일 밝혔다.
스마트 점자학습 시스템은 AI 스피커 ‘누구’와 점자 교육 보조 기기 탭틸로를 연동해 음성만으로 점자 학습을 할 수 있다. 기존 탭틸로는 스마트폰과 연결해 스마트폰에서 글자, 단어를 쓰거나 선택하면 탭틸로 블록 기기에 점자 기둥들이 자동으로 올라오는 방식이었다. 이번에 개발된 스마트 점자학습 시스템은 이용자가 탭틸로 블록 위에 점자를 눌렀을 때 AI 스피커가 이를 자동으로 인식해 어떤 단어인지 음성으로 알려 준다. 반대로 시각장애인이 궁금해 하는 단어를 AI 스피커에 “아리야, ‘사랑해’를 점자로 써줘” 식으로 물어보면 AI가 해당하는 점자를 탭틸로 블록에 표현해 준다.
스마트 점자학습 시스템은 커리큘럼에 따라 단계별로 개념을 익히고 퀴즈 방식으로 다양한 낱말을 읽고 말하는 연습으로 구성돼 있다. SK텔레콤은 음성만으로 양방향 학습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각장애인이 스스로 학습하거나 다수의 수강자를 대상으로 한 전문강사의 강의에서도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은 맹학교와 복지관, 가정 등에 110대를 우선 공급하고 강남대 김호연 교수팀과 함께 이번 시스템의 점자학습 개선 효과를 검증할 계획이다.
유웅환 SK텔레콤 SV 이노베이션센터 센터장은 “국내 시각 장애인은 약 30만명으로 추산되며, 전문교사 부족과 1대 1 학습법의 한계 등으로 점자 문맹률은 약 9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번 시스템은 사회문제 해결과 취약계층의 정보 접근성을 개선하는 좋은 모델로, 앞으로도 다양한 사회적기업과 협력해 가치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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