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개막한 제47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는 총 80개팀 중 서울에서 가장 많은 19개팀이 참가했다. 그러나 서울팀은 32강까지 4개팀만 살아남으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봉황대기 4회 우승에 빛나는 충암고가 개막전에서 비봉고에게 덜미를 잡힌 이변을 시작으로 신일고, 서울고, 선린인터넷고 등 전통의 명가들이 줄줄이 짐을 쌌다. 19일 열린 32강전에서도 경동고와 덕수고가 고배를 들었다. 봉황대기 사상 초유의 16강 전멸 직전에서 휘문고와 장충고가 서울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켰다.
휘문고는 이날 서울 목동구장에서 계속된 대회 32강전에서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에 7-2로 역전승을 거두고 16강에 진출했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는 장충고가 신흥고를 5이닝 만에 14-4로 대파했다.
청주고는 9회말 2사 후 극적인 끝내기 승으로 인천의 명문 제물포고를 돌려보냈고, 충훈고도 서울의 강호 덕수고를 잡고 마지막으로 32강을 통과했다. 이로써 이번 대회 16강의 주인공이 모두 가려졌다. 김해고-유신고, 마산고-경남고, 부산고-강릉고, 광주일고-인천고, 효천고-성남고, 야탑고-용마고, 장충고-휘문고, 청주고-충훈고가 20, 21일 8강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휘문고 7-2 군산상고
장충고 14-4 신흥고(5회 콜드)
청주고 5-4 제물포고
충훈고 8-0 덕수고(7회 콜드)
군산상고 4번타자 진은탁(3년)은 0-0으로 맞선 2회초 선두타자로 나가 비거리 120m짜리 좌중월 선제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이어 7번 조민혁(2년)의 중전 적시타로 스코어는 2-0이 됐다. 휘문고도 2회말 반격에서 역시 4번 선두타자 엄문현(3년)의 솔로 아치로 맞불을 놓았다. 3회엔 5번 신효수(3년)의 적시타로 2-2 균형을 맞추고 계속된 2사 2ㆍ3루에서 6번 김민준(3년)의 2타점 우전 적시타로 전세를 뒤집었다. 8회엔 3점을 더 보태 군산상고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장충고도 신흥고에 먼저 1회 3점, 2회 1점을 내주며 0-4로 끌려갔다. 하지만 3회부터 타선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3회 9번 정원준(3년)의 볼넷과 1번 김병휘(3년)의 중전안타로 만든 1사 2ㆍ3루에서 4번 박영만(3년)이 추격의 3점홈런을 쏘아 올렸다. 4회에는 12명의 타자가 나가 안타 4개와 4사구 6개를 묶어 8득점하며 신흥고 마운드를 초토화했다.
이어 열린 경기에선 9회말 투아웃 극적인 끝내기 안타가 나왔다. 청주고는 4-4로 팽팽하게 맞선 9회말 6번 선두타자 이주경(3년)이 좌월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7번 김현우(2년)는 2스트라이크 1볼로 몰린 상황에서도 스리번트를 감행해 성공하면서 1사 3루. 8번 박준호(1년)가 스퀴즈 번트에 실패해 연장 승부치기에 돌입하는 듯했지만 9번 전유빈(2년)이 우익수 키를 넘기는 끝내기 3루타를 치면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충훈고는 1회말 시작하자마자 볼넷 2개로 찬스를 잡은 뒤 패스트볼과 4번 신의진(3년), 6번 원민기(3년)의 적시타로 3점을 선취했다. 2회 2점, 3회 1점을 보탠 충훈고는 6회 상대 실책에 편승해 2점을 더 뽑고 7회초 덕수고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 경기를 끝냈다. 충훈고 선발 이노아(3년)와 두 번째 투수 임주빈(3년)은 7이닝 무실점을 합작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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