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오른쪽) 아들 배런이 휴가를 마치고 18일 워싱턴 백악관으로 돌아오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삼성과 경쟁하는 애플의 손을 들어 줄까. 1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 미중 무역갈등 속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삼성은 관세를 내지 않고 있다’는 강력한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생각해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산 휴대전화 등에 대한 관세부과 계획으로 인해 중국서 생산하는 애플이 삼성과의 경쟁에서 힘들어진다는 호소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대응책을 검토한다는 것으로 보여 향후 어떤 조치가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쿡 CEO와의 만남에 대한 취재진의 질의에 “아주 좋은 만남이었다. 쿡을 많이 존경한다”고 말한 뒤 “쿡이 관세에 대해 얘기했다”고 전했다. 그는 “쿡이 주장한 것들 중 하나는 삼성은 (애플의) 넘버원 경쟁자이고 삼성은 한국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미국에 수출할 때) 관세를 내지 않는다는 것”이라면서 “애플로서는 관세를 내지 않는 아주 좋은 회사와 경쟁하면서 관세를 내는 게 힘든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얼마나 좋은 경쟁자인지 물었더니 그가 ‘우리는 아주 좋은 경쟁자’라고 했다”면서 “그가 아주 강력한 주장을 했다고 보고 그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름 휴가 기간인 지난 16일 쿡 CEO와 저녁을 함께 했다. 쿡 CEO는 이 자리에서 애플이 중국에서 아이폰 등의 제품을 만들어 미국의 대중 관세 대상이 되는 반면 삼성은 그렇지 않아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이 있음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애플의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조치에 착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부품에 대한 관세를 면제해달라는 애플의 요청을 트윗으로 공개 거부한 바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부품을 만들어라, (그러면) 관세 없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애초 9월부터 3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가 휴대전화, 랩톱 등 특정 품목에 대해서는 12월 15일까지 부과를 연기했다. 애플은 이로 인해 한숨을 돌리기는 했으나 에어팟과 애플 워치 등은 9월 추가관세 대상이고 휴대전화 등도 12월 15일이 지나면 관세대상이 된다. 따라서 애플이 어려움을 호소한대로 휴대전화 등 특정분야에 대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면제해주는 방식 등이 검토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쟁회사의 대미 수출 문턱을 높이는 방안 등도 검토될지 관심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쿡 CEO의 발언을 전하는 방식이기는 해도 삼성을 직접 거론한 것은 드문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말 방한 당시 기업인들과의 회동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주요 재계 수장을 일으켜 세운 뒤 이들을 치켜세우며 대미투자 확대를 촉구했다. 2017년초에는 삼성전자가 미국에 공장을 지을 것이라는 인터넷 매체 보도를 본 트럼프 대통령이 “땡큐 삼성”이라고 트위터에 글을 올린 적이 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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