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령 지브롤터 법원이 지브롤터가 억류 중이었던 이란 유조선을 방면하기로 한 지 하루 만에 미국 법원이 해당 선박에 대한 압류 영장을 발부했다. 영국이 풀어 준 이란 유조선을 미국이 다시 붙잡아 둔 셈이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 연방법원은 이란 유조선 ‘그레이스 1’에 대한 압류 영장을 발부했다. 미국 법무부는 그레이스 1호가 미국이 외국 테러조직(FTO)으로 규정한 이란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돼 있으며 이는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장이 집행되면 미국은 그레이스 1호와 여기에 실리 210만 배럴 규모의 원유, 99만5,000달러(약 12억원)를 압류할 수 있다.
영국 해군과 지브롤터 당국은 지난달 4일 제재를 어기고 시리아에 원유를 공급한 혐의로 그레이스 1호를 나포했다. 이란은 이에 대한 맞대응으로 같은 달 19일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영국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호‘를 억류해 양국 간 갈등이 고조돼 왔다.
지브롤터 당국이 15일 그레이스 1호에 대한 방면을 결정하며, 한 때 갈등 해소 단초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미국이 다시 그레이스 1호에 대한 억류에 나서며, 이란의 반발 수위는 다시 높아질 전망이다. 그레이스 1호는 17일 현재 여전히 지브롤터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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