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기구는 인류가 고안한 가장 낭만적인 비행기구라 할 만하다. 바람을 타야 이동하므로 바람보다 빨리 날 수 없고, 안전 때문에 바람이 센 날도 안 된다. 하루 중에도 해가 중천에 떠서 숲과 물과 모래 땅 위의 열 편차로 바람이 어지러워지는 때는 피한다. 그래서 열기구는 해 뜬 직후나 해지기 직전, 짙푸른 여명이나 연짓빛 노을을 배경 삼아 느리고 조심스럽게 비행한다.
열기구의 안전에 대해서는 사실 뭐라 단언하기 힘들다. 대한민국항공회에 따르면 열기구는 “안전수칙만 지키면 추락할 염려가 전혀 없는” 안전한 비행장비다. 공중에서 버너가 고장 나 부양력을 잃고 추락해도 낙하산 강하속도로 추락한다고 한다.
하지만, 열기구 안전사고는 열기구가 처음 등장한 200여년 전부터 이어졌고, 80년대 레저ㆍ관광 수단으로 본격적으로 활용되며 여러 규제와 안전수칙이 만들어진 뒤로도 끊이지 않았다.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낳은 경우도 있었다.
열기구는 풍선과 버너, 바스켓으로 구성된다. 풍선은 가볍고 질긴 나일론 섬유에 폴리우레탄과 실리콘 코팅 제품이 주로 쓰이고, 버너와 가까운 하부는 소방복 등에 쓰이는 내열 섬유로 만들어진다. 연료는 액체 프로판가스가 주로 쓰인다. 열기구의 크기는 2, 3인승부터 20명 넘게 탈 수 있는 대형 열기구까지 다양하다. 처음부터 풍선에 공기보다 가벼운 헬륨가스를 채우고 모래포대의 무게로 높이를 제어하다 착륙시 풍선의 가스를 비우는 가스기구(gas Balloon)도 있고, 열기구와 가스기구의 장점을 결합한 복합형(Rozier Balloon)도 있다.
사고의 주요 원인은 돌풍 같은 기상 이변이다. 돌풍에 열기구가 균형을 잃고 요동치다가 버너 불꽃이 풍선에 옮겨 붙을 경우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2013년 2월 19명이 숨진 이집트 룩소르 열기구 추락사고가 그렇게 일어났고, 지난해 1월에도 1명이 숨지고 12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있었다.
2012년 8월 23일 슬로베니아 류블라냐 인근서 발생한 열기구 사고는 돌풍으로 열기구가 나무와 충돌하는 바람에 불이 옮겨붙은 경우였다. 탑승자 32명(승무원 2명 포함)중 6명이 숨졌고, 26명이 다쳤다. 2016년 7월 미국 텍사스 멕스웰에서도 열기구 추락 사고로 탑승자 16명 전원이 숨졌다. 미 교통안전국(NTSB)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2000년 이후 226건의 열기구 사고가 발생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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