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가족 투자’ 사모펀드 둘러싼 의혹 3가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를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름 없는 소규모 사모펀드에 조 후보자 가족이 10억원 넘는 거금을 출자했고 이 돈이 펀드 운용액의 대부분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조 후보자와 펀드 운용자의 관계, 펀드의 실체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조 후보자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할 당시 이 펀드가 투자한 기업이 관급 공사를 통해 매출을 늘린 점은 또 다른 의혹 대상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조 후보자의 부인과 두 자녀는 2017년 ‘코링크 프라이빗에쿼티(PEㆍ사모투자전문회사)’가 운용하는 펀드 중 하나인 ‘블루코어밸류업1호’에 74억5,500만원을 투자 약정하고 실제 10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펀드의 당초 목표 출자액은 100억원이었지만 현재 운용액은 13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펀드 운용액의 대부분이 조 후보자 가족 투자금인 셈이다.
우선 궁금증이 제기되는 대목은 조 후보자와 코링크PE의 관계다. PE에 대한 투자는 통상 PE의 과거 투자 활동과 대표 및 운용역의 이력을 판단 근거로 삼는데, 코링크PE는 소규모 펀드 3종을 운용할 뿐 업계에서 존재감이 전혀 드러나지 않던 곳이다. 특히 코링크PE 대표를 맡고 있는 이상훈 대표는 주로 생명보험업계에서 경력을 쌓다가 2017년부터 PE업계에 진출한 인물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업계에서 활동하지 않은 조 후보자나 가족이 이런 작은 PE를 발굴하거나 알긴 어려웠을 것”이라며 “PE 관계자가 조 후보자 가족의 지인이거나 가족과 가까운 사람이 소개해준 이가 아니라면 10억원 넘는 거액을 선뜻 투자하긴 쉽지 않을 상황”이라고 말했다.
펀드 자금 구성상 블루코어밸류업1호가 ‘조 후보자 가족 펀드’와 다름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코링크PE가 사실상 조 후보자 가족의 관재인이라는 의심과 맞닿아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대부분 사모펀드들은 목표 규모를 100억원으로 정했으면 최소 70억~80억원 채워질 때까진 계속 출자자를 구하러 다닌다. 규모를 키워야 투자로서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며 “(블루코어밸류업1호처럼)20억원도 안 되는 수준에 출자금 모집을 중단했다면 조 후보자 가족의 투자금만 운용하게 되는 꼴”이라고 설명했다.
펀드 투자처의 적정성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이 펀드는 2017년 하반기 가로등 자동점멸기 생산 업체 ‘웰스씨앤티’에 투자해 최대 주주가 됐다. 지분 투자 후 회사 매출(2017년 기준 17억6,000만원)은 30억6,400만원으로 늘었다. 매출 증대의 주요인은 관급공사 수주로, 이 회사는 올해도 관급공사 2건을 따냈다.
조 후보자가 특정 기업 투자를 위해 사모펀드를 동원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고위 공무원으로서 직접적인 지분 투자가 불가능한 조 후보자가 사모펀드를 통한 간접투자 방식으로 우회했다는 것이다. 한 사모펀드 운용담당 관계자는 “보통 펀드는 투자 위험 분산 차원에서 여러 기업에 투자하는데, 이 펀드는 투자기업이 1곳뿐”이라며 “향후 성장 가능성에 대한 확신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보기 드문 투자 형태”라고 지적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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