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건한 득점 선두… 호주 대표로 카타르월드컵 도전에도 청신호
호주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아담 타가트(26ㆍ호주)의 축구 인생이 K리그 수원삼성에서 꽃피고 있다. K리그 득점 선두를 내달리며 자신의 축구인생 최고의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는 그는 “한국에서 새로운 도전 속에 성장하고 있다”며 2022년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무대까지도 노려보겠다고 했다.
타가트는 17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 리그) 2019 26라운드에서 이번 시즌 ‘돌풍의 팀’으로 주목 받는 강원을 상대로 홀로 3골을 몰아넣었다. 타가트는 이날 해트트릭으로 시즌 16번째 득점을 성공하면서, 10골을 기록중인 2위 주니오(33ㆍ울산)와 김보경(30ㆍ울산)을 훌쩍 앞섰다. 이날 3-1 승리를 거두고 상위 스플릿(1~6위) 진입에 한 발 더 다가선 수원은 승점도 35점으로 높여 4위 강원(승점 39), 5위 대구(승점 37)와 치열한 중상위권 경쟁까지 예고했다.
K리그는 그에게 도전의 무대였다. 타가트는 18일 본보와 인터뷰에서 “K리그는 내게 도전과 성장의 무대”라고 했다. 그는 “치열한 주전 경쟁구도는 물론 공을 잡고 돌아서면 곧장 3명의 선수가 자신을 향해 달라붙는 압박수비 모두 호주에선 경험하기 어려운 일이었다”며 “여기에 3위까지 주어지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6위까지 들어야 펼칠 수 있는 상위 스플릿, 2부리그 강등 가능성 등 어떤 위치에서도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했다.
사실 올해 K리그에 입성하기 전까지 타가트는 아시아 무대에서도 큰 주목을 받진 못했다. 21세이던 지난 2014년 호주 프로축구 A리그 뉴캐슬 제츠에서 16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을 차지한 뒤 ‘사커루’의 일원으로 브라질월드컵 무대를 밟았지만, 이후 잉글랜드 프로축구 2부 풀럼으로 이적한 뒤론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빛을 보다 만 유망주’로 여겨졌다. 결국 2016년 A리그로 돌아와 퍼스와 브리즈번에서 자리잡으며 재기 발판을 마련한 뒤 시즌 도중 수원삼성에 이적해 ‘인생 시즌’을 맞고 있다.
지난 7월엔 리그 5경기에서 모두 출전해 6골을 몰아넣으며 ‘이달의 선수상’을 받는 등 맹활약을 펼친 덕에 호주 언론의 관심도 뜨겁다. 최근엔 거의 모든 호주 스포츠매체들이 타가트의 K리그 활약상은 물론 지난달 26일 유벤투스전 득점 소식까지 빠짐없이 전하고 있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에서 호주대표팀으로 나설 가능성도 높아지고 차츰 있단 얘기다.
구단에 대한 투자가 줄며 창단이래 겪어보지 못한 보릿고개를 넘는 수원삼성에게도 타가트는 복덩이다. 시즌 초반만 해도 비관적이었던 상위 스플릿 진입은 물론 현재 4강에 올라있는 FA컵 우승 가능성도 높아진 상태다. 타가트는 “이임생 감독과 영어로 직접 소통하면서 팀에 일찌감치 녹아 들었다”고 전하면서 “동료들의 도전 정신이 나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한층 더 성장하고 싶단 각오를 밝혔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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