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규정 무시 ‘관행’이 화 부른 듯
지방 최대 놀이동산인 대구 이월드에서 알바생이 롤러코스터에 끼어 다리가 절단, 장애인이 될 위기에 처했다. 긴급출동한 119구조대가 접합수술 전문병원으로 긴급후송해 접합수술을 받았지만 상처가 워낙 심해 실패했다.
18일 대구소방안전본부와 대구성서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대구 달서구 두류동 이월드에서 발생한 사고로 다리가 잘린 A(24)씨에 대한 다리 접합수술이 실패했다. 절단 부위가 윤활유 등으로 심하게 오염됐고, 뼈가 바스러질 정도로 손상이 심해 신경과 근육, 혈관 등을 잇는데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측은 일단 잘린 다리를 보관하면서 재수술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수술을 한 병원은 영남대병원과 합동으로 2017년 2월 국내 최초로 팔 이식수술을 설공시킨 정형관절 중점진료 병원이다.
사고는 지난 16일 오후 6시50분쯤 일어났다. 롤러코스트인 ‘허리케인’ 열차에서 탑승객들의 안전바를 내려주는 등 안전관리를 하던 A씨는 출발하는 열차에서 제때 내리지 못해 다리가 레일과 바퀴에 끼이면서 다리 정강이 아래가 잘렸다.
A씨의 비명소리는 음악 등 소음에 묻혔다. 운전요원은 열차 운행이 끝난 뒤 이를 발견하고 119에 신고했다. 구조대는 A씨를 병원으로 이송한 뒤 잘린 다리를 찾아가 의료진에 전달했다.
허리케인은 1량 4명, 6량이 연결된 24인승 롤러코스터이다. 안전요원은 객차와 바퀴 사이 좁은 공간을 이동하며 탑승객들의 안전여부를 확인한다. 안전요원은 점검이 끝나면 레일 옆 통로에 내려서야 하지만, A씨는 서행하는 동안 타고 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마지막 객차인 6번째 칸에서 안전점검을 마친 뒤 바로 내리지 못하고 출발선에서 10m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변을 당했다.
허리케인 운전 및 안전요원들은 관행처럼 출발 전 바로 내리지 않고 서행하는 동안 잠시 타고 있다가 뛰어내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채 입대, 전역 후 5개월 전부터 이월드에서 안전요원으로 아르바이트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피해자와 목격자, 운전요원 등의 진술과 폐쇄회로TV(CCTV) 분석 등을 통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놀이기구 운영 매뉴얼을 제대로 지켰는지, 이월드 측에서 사고 당시의 관행을 지시, 묵인, 방조했는지 등을 중심으로 조사해 의법처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A씨는 아르바이트 신분이지만 산업재해보험에는 가입돼 있어 산재처리는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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