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을 제외한 나라 중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 지위를 약 2년만에 일본에 내줬다. 최근 중국의 미 국채 보유량이 줄어든 반면, 일본은 보유량을 늘리면서 2016년 10월 이후 최대 수준까지 끌어올린 결과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올해 6월 말 기준 국외 주요 국채 보유 현황에 따르면, 일본은 미 국채 총 1조1,229억달러어치를 보유해 중국(1조1,120억달러)을 2위로 밀어냈다. 일본은 2017년 5월 이후 약 2년만에 미국에 대한 최고 채권국이 됐다.
일본은 5월에 미 국채 보유량을 370억달러어치 늘린 데 이어 6월에도 219억달러어치 늘리는 등, 최근 미 국채 보유량을 급격히 끌어올렸다. 반면 중국은 지난해 6월 1조1,912억달러어치를 보유한 이후 보유량을 급격히 줄인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으로 무역협상에 돌입한 11월을 기점으로 국채 매입으로 돌아서기도 했지만 올해 2월부터 다시 4개월 연속으로 보유량을 줄였다. 6월에는 미 국채 보유량을 약 23억달러어치 늘렸지만 일본의 국채 보유량 증가에는 미치지 못했다.
최근 중국의 미 국채 보유량이 감소하면서, 중국이 미국을 압박하려 국채 매각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론적으로 중국이 미 국채를 매도하면 미국 채권 가격이 떨어져 시중금리가 상승하고 자금 조달이 어려워져 경기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미 국채를 내다팔면 외려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축소되고 금융불안이 심화될 수 있어 자충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 시나리오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견해가 여전히 강하다.
한편 일본의 미 국채 보유량 증가는 일본이나 유럽 등 여타 국채에 비해 미국 국채의 수익률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생명보험이나 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미국 국채에 투자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 국채의 해외보유량 규모는 5월 6조5,390억달러에서 6월 6조6,360억달러어치로 증가했다. 미 국채가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데다 수익률도 높기 때문이다. BMO캐피털마케츠의 금리 전략가인 벤 제프리는 로이터통신에 “수익률이 일반적으로 낮고 마이너스에 이르는 국채시장에서 미국 국채가 유럽이나 일본보다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