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이 16일 김도훈 감독이 빠진 울산 현대를 상대로 골 폭풍을 몰아치며 선두 탈환에 성공했다. 이번 승리로 평일에도 경기장을 찾은 1만8,101명의 홈 관중 앞에서 팀 통산 400승을 달성했다. 광복절 다음날 펼쳐진 이날 경기에서 조제 모라이스 전북 감독은 ‘희망나비 팔찌’를 착용하고 벤치에 앉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상처를 되새겼고, 팬들은 ‘태극기 클래퍼(응원도구)’를 펼쳐 보여 순국선열에 고마움을 전했다.
전북은 이날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 리그) 2019 26라운드에서 후반에만 3골을 몰아쳐 울산을 3-0으로 꺾었다. 이로서 승점 56점째를 기록한 전북은 울산(승점 55)을 승점 1점차로 넘어서며 선두 경쟁에서 다시 우위를 점했다.
두 팀은 전반부터 여러 차례 슈팅을 주고받았지만 어느 팀도 득점에 성공하진 못했다. 하지만 후반 4분 울산 수비수 윤영선(31)의 자책골이 터진 뒤 분위기는 순식간에 전북 쪽으로 넘어갔다. 윤영선은 중원에서 침투 패스를 받은 문선민(27)의 슈팅을 저지하기 위해 공에 발을 갖다 댔지만, 공은 야속하게도 자기편 골문으로 흘러 들어갔다. 전북은 울산 분위기가 어수선한 틈을 타 1분여 만에 추가골을 터뜨렸다. 로페즈(29)가 페널티 박스 오른쪽 낮게 넘어온 문선민의 크로스를 정면에서 오른발로 깔아 차 점수차를 벌렸다.
후반 10분엔 로페즈가 왼쪽 골 포스트를 때리며 상대 골키퍼 김승규(29)를 위협했고, 후반 12분엔 페널티 킥까지 얻어냈지만 호사(28)의 킥이 김승규 손에 걸렸다. 그럼에도 전북의 ‘닥공’은 쉬어갈 줄 몰랐다. 후반 18분 로페즈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세 번째 골을 터뜨렸다. 김진수(27)가 왼쪽 측면을 파고들어 띄워준 크로스를 이용(33)이 머리로 떨어뜨려주자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연결해 득점했다. 울산은 후반 막판까지 추가골을 노리며 맹공을 펼쳤지만 단 한 골도 추가하지 못했다. 지난 라운드 심판 판정에 거칠게 항의하다 총 5경기 동안 벤치에 앉지 못하게 된 김도훈 울산 감독은 본부석 쪽에서 쓸쓸히 패배를 지켜보다 자리를 떴다. 이날 승리로 팀 통산 400승째를 기록한 모라이스 감독은 “오늘 경기로 쳐졌던 팀 분위기가 반등된 것 같다”며 “끝까지 우승 경쟁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전주=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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