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시작되는 대입 수시모집 ‘자기소개서’ 작성법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00일 앞둔 지난 6일 전북 전주 호남제일고 3학년 학생들이 방학 기간에도 학교를 찾아 자율학습을 하고 있다. 전주=뉴시스

대학이 입학정원의 77.3%를 뽑는 수시모집이 다음달로 다가왔다. 수험생들이 본격적으로 수시 준비에 돌입하면서, 부담스러워하는 일 중 하나가 자기소개서다. 수시 중에서도 학생부종합전형의 경우 대부분의 대학이 자기소개서를 요구하는데, 제3자가 기록해주는 학교생활기록부와 달리 자기소개서는 학생 본인이 직접 작성해야 한다. 인생의 첫 자기소개서의 백지를 마주하고 머릿속이 하얘진 수험생들을 위해 입시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했다.

◇‘내신 올린 이야기’ ‘체육대회 갈등’은 피하자

대학 자기소개서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지정한 3개 문항을 공통 문항으로 한다. 1번 문항은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경험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2번 문항은 ‘본인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활동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3번 문항은 ‘학교생활 중 배려, 나눔, 협력, 갈등 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들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기술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수험생들이 자기소개서에 경험을 나열하거나 식상한 내용을 기재하는 일을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입학사정관들은 학습경험을 기술하는 1번 문항에서 내신 등급 올린 이야기, 학습 플래너를 만들어 모의고사 성적 올린 이야기, 나만의 시험 대비법, 경시대회 수상 과정을 적는 것을 식상해 한다”며 “자기소개서는 자신의 관점으로 적은 ‘성취 과정’ 위주의 기록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도 “평가자가 확인하고 싶은 것은 학습법이나 성적 상승 스토리가 아니라 학생이 학업 과정에서 배우고 느낀 점”이라며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지적 호기심을 발현한 경험, 교과목의 지식을 확대하기 위해 주도적으로 노력한 경험을 바탕으로 적극성, 지적 호기심, 탐구심을 어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입학사정관들은 이외에도 2번 문항에서 본인의 활동 내용보다 동아리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하는데 그치거나 3번 문항에서 수학여행이나 체육대회 준비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을 기재한 자기소개서를 식상해 한다고 입시업체들은 설명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00여일 앞둔 지난 5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에 마련된 ‘2020 대입 수시전형 수험생 특별진학상담센터’에서 수험생과 학부모가 진학 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대학별 개성 드러난 ‘4번 문항’이 핵심

대학에 따라 1~3번 문항 외에 ‘4번 문항’이라 불리는 자율문항 작성을 요구하기도 한다. ‘자신에게 영향을 준 책 3권을 선정하고 그 이유를 기술하라’고 하는 서울대의 4번 문항이 대표적이다. 자기소개서에 자율문항이 있는 대학이라면 이 문항이야말로 해당 대학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평가 기준이라는 점에서 특히 신경 써야 한다.

성균관대는 4번 문항에 ‘성장환경 및 경험이 자신에게 미친 영향’ ‘지원동기 및 진로를 위해 노력한 부분’ ‘본인에게 영향을 미친 유ㆍ무형의 콘텐츠’라는 3개 질문 중 1개를 택해 적도록 한다. 고려대는 ‘지원동기와 선발해야 하는 이유’를, 동국대는 ‘노력과 역량을 바탕으로 한 지원동기와 진로계획’을, 서강대는 ‘전공 선택 이유와 입학 후 학업 또는 진로계획’을 자기소개서 마지막 문항으로 제시하고 있다. 건국대 경희대 연세대 중앙대의 4번 문항은 모두 ‘지원동기와 지원하기 위해 노력한 과정’이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왜 대학이 이러한 내용을 4번 문항으로 뽑아서까지 알고자 하는지, 이를 통해 지원자의 무엇을 엿보고자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며 “자율문항이 1~3번 공통문항과 연계성을 지니며 읽히는지도 함께 검토한다면, 더욱 탄탄한 한 편의 자기소개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맞춤법’ ‘짧은 문장’ 등 기본에 충실하자

자기소개서의 내용에 집중하다 보면 자칫 맞춤법, 짧은 문장 등 기본을 소홀히 하기 쉽다. 아무리 좋은 소재를 다루고 있어도 이를 명확히 표현하지 못하거나 중언부언하면 읽는 사람을 설득하기 힘들다. 따라서 단 한 번의 정독만으로도 핵심을 읽을 수 있도록 여러 차례 퇴고를 통해 문장을 다듬어야 한다.

입시정보사이트 ‘유웨이닷컴’이 자사 ‘자기소개서 유사도 검색 시스템’에 지난해 입력된 1만2,810건의 자기소개서를 분석한 결과 수험생들은 자기소개서에 다음과 같은 문장을 가장 많이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노력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습니다’ ‘힘을 모으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등이다. 대개 짧게 쓸 수 있는 문장을 인위적으로 길게 늘려 쓴 문장들이었다. 지금까지 누적된 전체 자기소개서 약 15만건의 결과도 유사했다. 김병진 소장은 “자기소개서처럼 분량이 한정된 글은 간결한 문장이 적합하다”며 “기본적으로 ‘읽기 좋은’ 자기소개서를 써야 한다”고 말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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