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수완이 뛰어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세계 최대 섬인 그린란드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의 자치령인 그린란드 매입에 관심을 보이고, 측근에 방안을 검토할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그린란드의 풍부한 자원과 지정학적 중요성에 대한 의견을 듣고 매입 방안에 대한 자문을 구하고 있다. WSJ은 “백악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법률 고문에게 그린란드 매입 가능성을 알아보라 지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제2의 알래스카로 만들고 싶어한다고 덧붙였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이 알래스카를 미국의 주로 승격시켰듯 트럼프 대통령도 (그린란드를) 유산으로 남기려 한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가 실제로 그린란드를 매입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특유의 위력 과시를 위한 질문에 불과하며,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나는 나라를 구매할 정도로 힘이 강력하다’는 트럼프식 농담이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매입을 희망한다는 보도를 접한 그린란드 자치정부는 “파는 물건이 아니다”고 한마디로 일축했다.
그린란드는 북극해의 거점으로서 이미 미국 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은 과거 덴마크와 방위협정을 체결해 그린란드에서 사실상 무제한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됐다. 그린란드에 설립한 툴레 공군기지는 미군의 최북단 기지이며, 이곳에는 미군의 탄도미사일 조기경보 시스템 레이더망도 구축돼 있다.
이 같은 이유로 미국은 지난해 중국의 그린란드 진출을 방해하기도 했다. 2017년 공항 건설을 추진하던 그린란드는 중국에 자금지원을 요청하며 중국 건설사에 사업을 수주했다. 소식을 들은 미 국방부는 “중국의 북극권 군사화를 허락해서는 안 된다”라며 반대에 나섰다. 그린란드가 자금을 갚지 못해 중국이 공항의 소유권을 넘겨받는 상황을 우려한 것이다. 결국 미국의 설득으로 그린란드 공항 건설은 덴마크 정부가 지원한 바 있다.
조희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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