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ㆍ라이관린ㆍ잭슨 등 ‘하나의 중국’ SNS에 잇따라 지지
“본토에서의 원활한 연예 활동 위해” 분석
‘국가를 믿고 폭력에 반대한다’. 아이돌그룹 엑소 출신 레이는 지난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런 글을 올렸다. 빨간색 바탕에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 ‘홍콩이 부끄럽다’라는 문구가 적힌 이미지와 함께였다.
한국에서 데뷔한 중국계 아이돌이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개정 반대 시위를 진압하려는 중국의 입장을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중국에서의 원활한 활동을 위해 잇따라 송환법 개정 지지 의사를 낸 것으로 보인다. ‘하나의 중국’에 동참하지 않거나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중국에서 연예 활동을 하는 데 제약이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중국이란 중국과 홍콩, 대만, 마카오는 모두 중국의 일원이라며 중국이 강조하는 정치 이데올로기다.
레이를 비롯해 아이돌그룹 에프엑스 멤버인 빅토리아, 갓세븐 잭슨, 세븐틴 준과 디에잇, 워너원 출신 라이관린, 우주소녀 미기, 성소 선의 그리고 프리스틴 출신 주결경 등은 중국의 SNS인 웨이보에 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를 비난하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잭슨(홍콩 출생)과 라이관린(대만 출생) 등 중국 출신이 아닌 이들까지 송환법 개정 관련 중국 정부를 지지하고 나선 데는 정치적 압박이 그만큼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인이 속한 아이돌그룹의 기획사 관계자는 “송환법 관련 입장을 밝히라는 중국 네티즌의 요구가 거셌을 뿐 아니라 하나의 중국에 적극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본토 활동에 불이익이 따를 수 있다는 두려움이 컸던 걸로 알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한국에서 데뷔한 중국계 아이돌의 중국 활동 방향은 현지 기획사가 총괄한다.
비슷한 사례로 레이는 지난 13일 중국 기획사를 통해 삼성전자와의 휴대폰 광고 모델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알리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사이트에 대만과 홍콩을 다른 국가처럼 별도로 표기했다는 게 계약 해지 통보의 이유였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흔들었다는 이유로 경제적 손해까지 감수한 것이다.
홍콩에선 송환법 개정을 반대하는 시위가 연일 벌어지고 있다. 신규 법안은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중국에 범죄자를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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