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경축사서“대륙ㆍ해양 잇고 평화ㆍ번영 선도”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경축사를 하고 있다. 천안=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 외교의 목표 정체성으로 ‘교량 국가’를 제시했다.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서다. 대륙ㆍ해양 사이에서 다리 구실을 하는 나라가 되겠다는 것인데, 전제 조건으로 ‘힘’이 중시되고 반도의 연결ㆍ소통 기능이 부각됐다는 점에서 노무현 정부 ‘동북아균형자론’의 진화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신(新) 한반도를 위한 목표로 “대륙과 해양을 아우르며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교량 국가”를 제안했다. 구상에 따르면, 교량의 역할은 수평적 연결이다. 문 대통령은 “일찍이 임시정부의 조소앙 선생은 사람과 사람, 민족과 민족, 국가와 국가 사이의 균등을 주창했다. (이는) 평화ㆍ번영을 향한 우리의 기본정신”이라며 “아시아 공동체는 어느 한 국가가 주도하는 공동체가 아니라 평등한 국가들의 다양한 협력이 꽃피는 공동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건 국력이다. 문 대통령은 “(4대 강국에 둘러싸인) 지정학적 위치를 우리의 강점으로 바꿔야 하고, 더 이상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주도해 나간다는 뚜렷한 목표를 가져야 한다”며 “우리가 힘을 가지면 대륙과 해양을 잇는 나라, 동북아시아 평화와 번영의 질서를 선도하는 나라가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교량 국가로 나아가려면 남북 간 철도ㆍ도로 연결이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게 문 대통령의 구상이다. 신북방, 신남방 정책이 액션 플랜이 된다. 문 대통령은 “중국, 러시아뿐 아니라 중앙아와 유럽으로 협력 기반을 넓히고 동북아 철도공동체로 다자협력과 다자안보의 초석을 놓는 한편, 아세안(ASEANㆍ동북아국가연합) 및 인도와의 관계를 공동번영의 협력관계로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량국가론’은 주변국의 무시, 보수층의 비판으로 좌초한 참여정부 당시 동북아균형자론을 이어 받은 버전으로 평가된다. 김기정 연세대 교수는 “14년 전 균형자론에서 균형 개념의 본질은 ‘이익 균형’이었는데, 당시 ‘세력 균형’ 의미만 기형적으로 집중 거론된 측면이 있다”며 “동북아균형자론이 재조명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진 셈”이라고 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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