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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로 변해버린 인니 일본군 위안소, 푯돌 세워 의미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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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로 변해버린 인니 일본군 위안소, 푯돌 세워 의미 찾는다

입력
2019.08.16 04:4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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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자바섬 중부의 암바라와에 있는 일본군 위안소 중 가장 보존이 잘 돼 있는 다섯 번째 방 모습. 먼지가 낀 헬멧과 풍로, 전기밥솥 등이 조선인 소녀들이 누웠을 돌 침대 위에 버려져 있다. 암바라와=고찬유 특파원
인도네시아 자바섬 중부의 암바라와에 있는 일본군 위안소 중 가장 보존이 잘 돼 있는 다섯 번째 방 모습. 먼지가 낀 헬멧과 풍로, 전기밥솥 등이 조선인 소녀들이 누웠을 돌 침대 위에 버려져 있다. 암바라와=고찬유 특파원

한국일보 보도로 세상에 처음 알려진 ‘화장실로 변한 인도네시아 일본군 위안소(8일자 1, 2면)’에 푯돌이 세워진다. 벽이 벗겨지고 쓰레기로 가득 찬 실내도 청소하고 보수해 관리할 예정이다.

15일 재인도네시아한인회에 따르면, 한인회는 인도네시아 중부자바주(州) 암바라와 일본군 위안소의 참담한 실태를 폭로한 한국일보의 첫 보도와 ‘소녀시대ㆍ다윗의 별, 인도네시아 위안소에 끔찍한 낙서 누가(9일자 8면)’ ‘인도네시아 위안소 소녀상 건립, 박근혜-아베 정부 밀약에 흐지부지(10일자 6면)’ 등 후속 기사를 보고 수석부회장단 회의를 열어 이른 시일 내에 한인회 예산으로 푯돌을 세우기로 했다. 푯돌엔 한글과 인도네시아어, 영어, 중국어 등으로 위안소의 의미를 새길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중부자바 암바라와에 있는 일본군 위안소 중 가장 보존이 잘 된 오른쪽 다섯 번째 방에 적힌 낙서. 2014년 현지 동포들이 처음 현장을 발견할 당시에도 있었던 사실과 글자체가 보통 한글을 적는 방식에 미뤄 일본인이나 현지인이 쓴 것으로 추정된다. 암바라와=고찬유 특파원
인도네시아 중부자바 암바라와에 있는 일본군 위안소 중 가장 보존이 잘 된 오른쪽 다섯 번째 방에 적힌 낙서. 2014년 현지 동포들이 처음 현장을 발견할 당시에도 있었던 사실과 글자체가 보통 한글을 적는 방식에 미뤄 일본인이나 현지인이 쓴 것으로 추정된다. 암바라와=고찬유 특파원

위안소 내부 보존 및 관리도 함께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암바라와 일본군 위안소는 3개 동에 44칸으로 구성돼 있다. 암바라와 성 북문을 등지고 바라보면 왼쪽(15칸)과 가운데(9칸) 건물은 떼를 입힌 무덤처럼 수풀이 무성하거나 문이 떨어지고 벽이 무너지는 등 처참한 상황이다. 그나마 상태가 좋은 오른쪽 건물 20칸 중 왼쪽 끝 방은 공용 화장실로 변해 있다. 7m 앞에 있는 암바라와 성을 찾는 현지인 관광객들은 위안소는 거들떠 보지 않고 화장실만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도네시아 자바섬 중부의 암바라와에 있는 일본군 위안소 3개 동 중 암바라와성 북문을 등지고 바라본 오른쪽 건물의 끝 방이 화장실로 변해 있다. 암바라와=고찬유 특파원
인도네시아 자바섬 중부의 암바라와에 있는 일본군 위안소 3개 동 중 암바라와성 북문을 등지고 바라본 오른쪽 건물의 끝 방이 화장실로 변해 있다. 암바라와=고찬유 특파원

박재한 재인도네시아한인회장은 “기사를 보고 한인사회 전체가 참담함과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다”라며 “조선인 소녀들의 한이 서린 44칸 전체는 힘겹더라도 당장 한 칸만이라도 원형대로 복원하고 부근에 사는 주민에게 관리를 맡기는 방향으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 차원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어 민간이 앞장서서 현지 지방정부 등의 협조를 구하겠다”고 덧붙였다.

긴 세월에 시달려 폐가로 변한 인도네시아 중부자바 암바라와의 일본군 위안소 모습. 떼를 입힌 무덤 같다. 암바라와=고찬유 특파원
긴 세월에 시달려 폐가로 변한 인도네시아 중부자바 암바라와의 일본군 위안소 모습. 떼를 입힌 무덤 같다. 암바라와=고찬유 특파원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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