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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처럼 깨끗한’은 옛말… 북극 눈에서 미세플라스틱 다량 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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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처럼 깨끗한’은 옛말… 북극 눈에서 미세플라스틱 다량 검출

입력
2019.08.1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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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게티이미지뱅크
북극. 게티이미지뱅크

자연이 잘 보존된 북극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파리와 이란 테헤란, 중국 둥관 등에서 미세플라스틱 빗물에 섞여 내리는 게 관찰된 바 있지만 기류를 타고 이동한 미세플라스틱 조각들이 오염 청정 지역으로 알려진 멀리 북극의 눈까지 오염시키고 있다는 이야기다. 독일과 스위스 연구팀의 이 결과는 14일(현지시간) 학술지 사이언스어드밴스에 공개됐다.

연구진은 북극, 노르웨이 스발바드, 독일 헬리고란트, 브레멘과 알프스산맥 인근의 독일 바이에른 지역과 스위스 다보스, 추겐에서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눈 샘플을 수집해 분석했다. 연구에 참여한 멜라니 베르그만 알프레드 베게너 극지 센터 연구원은 “바이에른 인근 알프스산맥 지역에서 가장 높은 농도의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다”며 “그 중 하나에선 1리터당 15만개의 플라스틱 조각이 나왔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농도는 낮았지만 북극에서 채취한 샘플에서도 미세플라스틱 조각이 발견됐다. 북극 눈 샘플 9개 중 1개에서는 1리터에 1만4,000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나왔다고 베르그만 연구원은 덧붙였다. 해당 샘플은 그린란드 동부 프람해협에서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극 샘플의 평균 미세플라스틱 농도는 1리터당 1,800개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내무부의 지질 조사에 따르면 콜로라도주 덴버와 볼더 지역에 내린 비를 분석한 결과 섬유 형태의 미세플라스틱이 비 샘플에서 관찰됐다고 같은 날 CNN방송이 보도했다.

연구에 따르면 미세플라스틱은 차량 배기가스에서 나오는 미세먼지와 꽃가루 등이 확산되는 방식과 유사한 과정을 거쳐 공기 중에 퍼지는 조사됐다. 그간 미세플라스틱은 바다를 통해 퍼지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지만 아직 과학자들은 인간이나 동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실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베르그만 연구원은 “이번 연구에서 검출된 미세플라스틱에는 자동차 및 선박 코팅에 사용되는 광택제와 타이어에서 발견되는 고무와 직물 등에서 나오는 물질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연구진들은 공기 중에 떠 있는 미세플라스틱들이 지금까지 오염원이라고 취급되지 않아 왔다며 표준 대기 오염 관측 시스템에서 미세플라스틱을 모니터링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르틴 바그너 노르웨이과학기술대 생물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대부분의 연구에서는 이번 연구에서 조사한 매우 작은 크기의 플라스틱을 관찰하지 않았고 눈에 대해 연구하지 않았다”면서 “실제 환경에서 미세플라스틱의 영향력은 과소평가돼 왔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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