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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청소노조 “폭염 속 휴게실서 사망, 지병 감안해도 산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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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청소노조 “폭염 속 휴게실서 사망, 지병 감안해도 산재다”

입력
2019.08.15 15:03
수정
2019.08.15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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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일 숨진 청소노동자 산업재해 주장 

서울대 청소노동자 A(67)씨가 지난 9일 숨진 공대 제2공학관 청소노동자 휴게실은 계단과 벽 사이 공간(위 사진 빨간 원)을 막은 형태다. 면적이 3.52㎡(약 1.06평)에 불과한 내부에는 에어컨은 물론 창문조차 없다.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제공
서울대 청소노동자 A(67)씨가 지난 9일 숨진 공대 제2공학관 청소노동자 휴게실은 계단과 벽 사이 공간(위 사진 빨간 원)을 막은 형태다. 면적이 3.52㎡(약 1.06평)에 불과한 내부에는 에어컨은 물론 창문조차 없다.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제공

서울대의 한 평 남짓한 직원 휴게실에서 사망한 청소노동자에 대해 노동조합이 “열악한 노동환경이 질환을 악화시켜 사망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심장질환이 있었어도 산업재해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사망한 청소노동자 A(67)씨가 소속됐던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는 “서울대 청소노동자의 죽음은 열악한 노동환경이 불러온 참사이며 명백한 인재”라며 “노조는 현재 고인의 산재 사망 가능성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A씨는 지난 9일 낮 12시 30분쯤 서울대 공과대학 제2공학관 직원 휴게실에서 쉬던 중 숨졌다. 에어컨은 물론 창문조차 없어 무덥고 답답한 휴게실 등 열악한 노동환경이 A씨가 앓던 심장질환을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시켜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A씨가 숨지기 하루 전인 8일 오후 2시 서울에는 폭염경보가 발효돼 9일까지 유지됐고 서울 최고기온이 34.6도에 이를 정도로 무더웠다는 게 근거다. 노조는 “교도소 독방 기준인 1.9평보다 작은 3.52㎡ 휴게실을 3명이 함께 사용했는데, 지속적으로 에어컨 설치를 요구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대 청소노동자 A(67)씨가 지난 9일 사망한 공대 제2공학관 청소노동자 휴게실은 계단과 건물 벽 사이를 막은 공간이다. 겨울철 한기를 막기 위해 틈을 메워 놓은 헝겊이 눈에 띈다. 서울일반노조 제공
서울대 청소노동자 A(67)씨가 지난 9일 사망한 공대 제2공학관 청소노동자 휴게실은 계단과 건물 벽 사이를 막은 공간이다. 겨울철 한기를 막기 위해 틈을 메워 놓은 헝겊이 눈에 띈다. 서울일반노조 제공

노조는 사망한 청소노동자가 심장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직접 사인 또한 ‘병사’로 분류됐더라도 열악한 환경을 방치한 서울대 측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부정맥을 앓던 노동자가 연장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다 통근버스에서 사망한 사건을 산재로 인정한 2009년 대법원 판례를 유사 사례로 들었다. 당시 대법원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 관계가 없더라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서울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내 노동자 휴게시설을 전수조사하고 업무환경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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