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내 괴롭힘 금지법 한달… 문제의식 늘며 신고도 증가
여전한 갑질. 그래픽=박구원 기자

한 민간 연구원 대표는 화장실 입구와 사무실 등에 폐쇄회로(CC)TV 10여대를 설치하고 종일 직원들을 감시했다. 음식점이나 집에서 먹다 남은 음식을 가져와 배탈이 난 직원에게까지 억지로 먹였다. 특정 직원은 근로계약과 다른 부서로 보낸 후 컴퓨터에 업무용 프로그램도 설치해주지 않더니 어느 날 권고사직을 요구했다. 이 직원이 사직을 거부하자 '직장 분위기 훼손'을 이유로 해고통지서를 보냈다.

노동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일명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개정 근로기준법)이 지난달 16일 시행된 후 한 달 동안 수집한 제보를 모아 15일 공개했다. 14일까지 접수된 전체 ‘갑질’ 제보는 1,743건(휴일ㆍ여름휴가 기간 제외한 17일간)으로 하루 평균 102.5건 꼴이었다. 법 시행 이전 평균 65건보다 오히려 57% 증가한 수치다. 이중 58.1%(1,012건)가 직장 내 괴롭힘 관련 내용이었다. 법 시행 전(28.2%)보다 그 비중이 2.1배로 늘어났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으로 종래 ‘괴롭힘’ 혹은 ‘갑질’로 인지하지 못했던 사례들에 대해 노동자들이 문제의식을 느끼면서 제보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직장갑질119는 아직도 법 시행 자체를 모르는 상사나 취업규칙을 바꾸지 않는 회사도 여전히 많다고 지적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에 따라 상시근로자가 10명 이상인 사업장은 취업규칙에 사내에서 금지되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규정하고 예방교육과 재발방지조치에 대한 내용을 반영해야 한다. 직장갑질119 관계자는 “정부가 전수조사를 통해 취업규칙을 개정하지 않은 회사를 기소하고, 고용노동청 진정사건도 적극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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