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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견 본고장서…세계 무림지존들 ‘맞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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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견 본고장서…세계 무림지존들 ‘맞짱’

입력
2019.08.16 04:4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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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부터 충주서 ‘세계무예마스터십’ 팡파르 

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조직위원회 홍보단이 13일 서울 명동을 찾아 게릴라 무대를 열고 갖가지 무예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11일 부산 해운대ㆍ광안리 해수욕장에서 시작한 무예 시연은 대구(18일)와 전주(25일)에서 두 차례 더 진행한다. 세계무예마스터십 조직위 제공
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조직위원회 홍보단이 13일 서울 명동을 찾아 게릴라 무대를 열고 갖가지 무예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11일 부산 해운대ㆍ광안리 해수욕장에서 시작한 무예 시연은 대구(18일)와 전주(25일)에서 두 차례 더 진행한다. 세계무예마스터십 조직위 제공

세계 무림의 고수들이 한 자리에 모여 지존자리를 놓고 격돌한다.

무대는 이달 30일부터 9월 6일까지 8일 동안 충북 충주시 일원에서 열릴 ‘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이다. 무술계에서 마스터는 최고수, 달인을 의미한다. 이런 마스터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이 대회는 세계 유일의 무예분야 국제 종합경기대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함께 세계 양대 스포츠기구로 꼽히는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GAISF)에서 공식 후원한다.

충북도에서 ‘2016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에 이어 두 번째로 주최에 나선 이 행사는 무술인들에게 더 의미가 깊다. 개최지인 충주가 전통무예 가운데 세계 최초로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된 택견의 본 고장이기 때문이다. 충주에서 한국전통택견회가 발족했고, 이를 기려 충주시는 1998년 첫 세계무술축제를 열었다. 충주엔 세계무술박물관과 무술공원도 조성됐다.

이번 대회에 대한 세계 무예인들의 관심은 상당하다. 15일 현재 108개국에서 4,798명의 선수단이 참가를 통보했다. 이는 지난 ‘2016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 행사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경기 종목은 모두 20가지다. 태권도 유도 무에타이 사바테 우슈 벨트레슬링 삼보 주짓수 합기도통일무도 용무도 크라쉬 한국합기도 카바디 펜칵실랏 씨름 택견 등 18개는 정식 종목이고, 기사 연무 등 2개는 특별 종목이다. 총 금메달 수는 277개로, 올림픽처럼 국가별 메달 수도 집계한다. .

우즈베키스탄 전통 무예인 크라쉬 경기 모습.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다. 세계무예마스터십 조직위 제공
우즈베키스탄 전통 무예인 크라쉬 경기 모습.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다. 세계무예마스터십 조직위 제공

종목 중에는 태권도 우슈 합기도 등 비교적 친숙한 것도 있는 반면 크라쉬 주짓수 펜칵실랏 카바디 등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생소한 것도 많다.

크라쉬는 상의를 잡고 메치는 우즈베키스탄의 전통 씨름 경기다. 3,000년 전 유래한 크라쉬는 현대 스포츠에 맞게 체계화하면서 2018년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 됐다.

주짓수는 브라질 전통 격투기와 유도를 결합한 무술로 상대방의 관절을 제압하는 게 기본 기술이다. 종합격투기 선수들이 익히는 필수 종목으로 알려지며 ‘실전 최강 무술’이란 별칭도 붙었다.

펜칵실랏은 영화 ‘옹박’ ‘테이큰’ 등에서 주인공들이 선보인 말레이 전통 무술이다. 한 여인이 강에서 빨래하다 호랑이와 큰 매가 싸우는 것을 보고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인도 전통무예인 카바디는 공격과 수비로 나뉜 두 팀이 단체로 술래잡기와 유사한 방식으로 맞붙는다. 인도 고대 서사시에 등장하는 두 부족 간 전쟁에서 유래했다.

카자흐스탄 무예인 벨트레슬링은 상대의 벨트를 잡아당겨 쓰러뜨리는 경기다. 우리말로 하면 ‘띠 씨름’이다. 국가별 경기 규칙이 조심씩 다른데 선수가 옷을 입고 벨트를 착용하는 것은 세계 공통이다.

6,000년 역사를 지닌 벨트레슬링. 카자흐스탄이 종주국이다. 세계무예마스터십 조직위 제공
6,000년 역사를 지닌 벨트레슬링. 카자흐스탄이 종주국이다. 세계무예마스터십 조직위 제공

출전 선수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이번 대회에는 종목별 국제연맹의 선발을 거친 세계적인 선수들이 대거 참가한다.

사바테 종목엔 세계랭킹 1위 디아비(말리)와 2018년 세계선수권2위 무사 마리아(알제리)가 출전한다. 삼보에도 세계랭킹 1위인 푸르니에 로르(프랑스)가 참가한다. 크라쉬에는 유럽선수권 1위인 일리아디스(그리스)와 2019그랑프리1위 나자로프(타지키스탄), 주짓수에서는 세계랭킹 1위 아말 무자히드(벨기에)가 나온다. 펜칵실랏 종목엔 2018월드컵챔피언십 1위 싱가포르팀이 명함을 내민다.

이번 대회에선 볼거리 또한 풍부하다. 부대 행사로선 무술 영화를 새롭게 조명한 충북국제무예액션영화제가 준비돼 있다. 개막 전날인 29일부터 9월 2일까지 닷새 동안 청주시와 충주시내 영화관 4곳에서 진행한다. 무예·액션을 소재로 한 20개국 영화 52편이 초청됐다. 개막작은 크메르루즈 대학살 생존자가 캄보디아 전통무술 보카토어를 복원하고 투쟁 과정을 그린 ‘생존이 역사:보카토어’로 선정됐다.

특급 스타 또한 빠질 수 없다. ‘블레이드’시리즈로 유명한 할리우드 액션배우 웨슬리 스나입스가 ‘나우 유 씨 미’무술감독이자 스턴트 배우로 활약중인 척 제프리스와 함께 29일 개막식에 등장한다. 웨슬리 스나입스는 영화관에서 직접 관객을 만나고 시상자로도 나설 예정이다.

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 마스코트인 두리(왼쪽)와 하나. 충주의 상징인 원앙이 택견 복장을 입은 모습이다.
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 마스코트인 두리(왼쪽)와 하나. 충주의 상징인 원앙이 택견 복장을 입은 모습이다.


충북도는 일찍부터 전통 무예에 주목했다. 소중한 인류 자산으로서 세계인을 어우르는 평화스포츠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서다. 세계무술연맹 창립 주도와 함께 충주에 연맹본부를 유치한 한편 무술 올림픽격인 세계무예마스터십 대회까지 창설한 것도 이 때문이다.

대회 조직위원장인 이시종 충북지사는 “무예마스터십은 전통 무예를 세계인이 즐기는 스포츠로 발전시킬 지구촌 축제”라며 “충북은 이번 대회를 통해 무예의 성지이자 무예산업의 중심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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