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강백호. 연합뉴스

거침없던 고졸 2년차 강백호(20)는 데뷔 처음으로 마주한 ‘인성 논란’에 당황한 듯했다.

지난 13일 부산 롯데전에서 4-4로 맞선 7회초 1사 만루 타석 때 나온 행동에서 비롯된 일이다. 그는 롯데 선발 김원중의 5구째를 노려 쳤지만 파울이 되자 괴성을 지르며 분을 표출했고, 바닥의 흙까지 걷어차며 보기 드물게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러자 심기가 불편해진 김원중이 강백호를 노려 보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이후 이 장면은 팬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계속됐다. 스스로에 대한 분노의 표현이었지만 상대 선수, 그것도 선배 투수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는 지적이 우세했다.

논란이 번지자 강백호는 14일 롯데전에 앞서 고개를 숙였다. 그는 “복귀 후 팀 성적이 좋지 않아 스트레스가 컸다. 또 (김)원중이 형 볼이 좋더라. 놓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고, 해결해보고자 하는 의욕이 앞섰었다. 노리는 공이 왔는데, 아쉽게 맞지 않아서 혼자 자책하며 뒤돌아 있었는데, 그 모습이 안 좋게 보일지 몰랐다"고 말했다. 지난 6월 25일 이 곳에서는 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구장 내 구조물(볼트)에 손바닥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하기도 해 부산과 악연이 이어진 셈이다. 강백호는 “결코 (김)원중이형을 도발하려는 게 아니었다. 앞으로는 모든 행동에 조심하겠다“라며 적극적으로 재차 해명도 하고 사과도 했다.

의기소침해질 법도 하지만 ‘괴물’은 ‘괴물’이었다. 강백호는 그러고 나서 불과 얼마 후 ‘안타쇼’를 벌였다. 3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강백호는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3안타를 몰아치며 6-0 승리에 앞장섰다.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맹활약. 이날 롯데 선발 서준원은 청소년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은 절친한 후배. 하지만 승부에선 냉정했다. 1회초 1사 후 첫 타석에서 좌월 2루타로 손맛을 본 강백호는 1-0으로 앞선 6회 무사 1루에서 다시 2루타로 타점을 올렸다. 7회 1사 후엔 바뀐 투수 박시영을 상대로 우전안타를 쳐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KT는 6회 강백호의 적시타 이후 1사 1ㆍ2루에서 터진 박경수의 홈런으로 6-0을 만들어 롯데의 백기를 받았다. 박경수는 서준원의 시속 144㎞ 짜리 직구를 통타해 비거리 125m 짜리 대형 좌월 3점 아치를 그렸다.

KT 선발 배제성은 6.2이닝 동안 4피안타 5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롯데 타선을 꽁꽁 묶고 시즌 5승(9패)째를 올렸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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