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국방중기계획 발표]
방위력 개선 등 5년간 290조 투입… 비살상 EMP탄ㆍ정전탄도 전력화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 업그레이드해 북한 신무기 3종 무력화 계획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 (KAMD) 개요. 그래픽=김문중 기자

국방부는 경항공모함을 개발하고 군 정찰위성을 쏘아올리는 등 독자적 작전수행 능력을 향상시키고 방위력을 개선하기 위해 향후 5년간 약 290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대비해 한국 군의 핵심 능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기 위한 것으로, 최근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 신형 무기를 잇달아 쏘며 무력시위를 한 데 대한 맞대응 성격이 짙어 보인다는 평가다.

국방부는 14일 ‘2020~2024년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하며 내년부터 5년간 방위력 개선 분야에 103조 8,000억원을, 전력 운영 분야에 186조 7,000억원 등 총 290조 5,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고 설명했다. 5년 단위로 수립되는 중기계획은 향후 5년간 무기 개발 및 도입, 국방운영 등에 대한 청사진이 담긴다.

군은 핵과 대량살상무기(WMD)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감시 및 정찰 능력, 전략 표적 타격 능력, 미사일 방어 능력 모두 향상시킬 방침이다. 공격의 사전 탐지와 공격ㆍ방어 모두 강화하는 셈으로 외부 세력의 도움 없이도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한다는 복안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F-35B 스텔스 전투기를 탑재할 수 있는 다목적 대형수송함을 2030년까지 국내 기술로 건조한다는 부분이다. 지난달 박한기 합참의장과 육ㆍ해ㆍ공군총장, 해병대사령관이 참석한 합동참모회의에서 대형수송함(LPX-Ⅱ) 사업을 장기소요로 추진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만재 배수량은 3만톤급이라 경항공모함으로 분류되고 해상에서 F-35B를 운용할 수 있어, 군은 대형수송함이라고 분류하지만 지상공격 범위가 확대되는 효과가 크다. 대형수송함은 2030년대 초반 배치가 목표다.

유사시 적 본토를 사격하는 합동화력함 건조 계획도 처음 반영됐다. 6,000톤급 규모로 국내 건조를 목표로 하는 합동화력함은 함대지 미사일 등 유도탄을 탑재해 함포로 지원 사격하던 것보다 먼 거리에서 지원 사격을 할 수 있게 된다. ‘바다에서 움직이는 미사일 탄약고’라고 불리는 아스널십(Arsenal Ship)의 한국판이 될 전망이다.

북한의 전력 및 전자시스템을 무력화하는 전자기펄스(EMP)탄을 배치 계획을 처음 밝히고, 정전탄(탄소섬유탄)의 배치를 공식화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EMP탄은 고전압전기를 전자기파(EMP)로 변환시켜 적 전자장비를 순식간에 무력화하는 비살상 전략무기로, 국방과학연구소(ADD)가 1999년부터 개발해 왔다. 군 당국은 이르면 2020년 후반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EMP탄은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을 사전에 감지해 무력화할 수 있는 수단으로 평가 받고 있다. 2020년대 중반 배치가 시작될 정전탄은 전도가 높은 니켈과 탄소섬유를 결합해 만든 자탄(子彈)으로 상대방의 전력망을 파괴하는데 사용돼 일명 ‘정전 폭탄(Blackout Bomb)’으로 불린다.

정찰ㆍ감시 능력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 2023년까지 1조 2,214억원을 투입해 영상레이더(SAR)ㆍ전자광학(EO)ㆍ적외선(IR) 위성 등 군 정찰위성 5기를 전력화하기로 했다. 북한이 최근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 대구경 조종방사포 등 고체연료 사용과 이동식 발사차량(TEL) 탑재로 발사 속도가 빠르고 사전 탐지 및 요격이 어려워진 3종의 신종 무기 개발에 성공한 데 따른 대응책으로 보인다.

북한의 위협에 대비해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도 보강한다. 2기의 그린파인급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를 도입하고, 3척의 신형 이지스 구축함을 건조할 계획을 세웠다. 이지스함의 탄도탄 탐지레이더(SPY-1D)도 성능 개량사업을 통해 전 방향의 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도록 한다. 패트리엇(PAC-3) 미사일과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철매-Ⅱ를 성능 개량하고,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을 개발해 배치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패트리엇, 철매-Ⅱ, LSAM 등으로 북한이 최근 개발한 것으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을 충분히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 국방부는 “해안 감시ㆍ경계체계 개선을 위해 신형 해상 감시레이더와 최신 열영상감시장비(TOD-3형) 등을 배치하고 민간의 우수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장비를 신속 배치할 계획”이라며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ㆍ카디즈) 감시 공백 해소를 위해 국내 연구개발로 장거리 레이더를 확보하고 이동형 장거리 레이더를 신규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카디즈를 넘나들며 연합 훈련을 하고,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영공을 2차례 침범한 것에 대한 대응책으로 보인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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