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한전)이 원자력발전, 석탄발전 감축으로 액화천연가스(LNG) 발전량이 늘어나면서 올 상반기 9,28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분기 적자폭이 3800억원 이상 줄었지만, 지난 1분기 6,299억원이라는 ‘사상 최악’의 영업손실 영향이 컸다. 게다가 전기 판매 수익마저 3,100억원 가량 줄면서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주장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올 상반기 누적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5% 가량 감소한 28조3194억원, 영업손실의 경우 14% 가량 악화된 9285억원을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단기순손실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43억원 늘어난 1조1733억원으로 집계 됐다.
올 상반기 한전 영업적자가 늘어난 것은 △높은 연료 원가 △원전 대규모 계획예방정비 △LNG 발전 증가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올 1분기 정부가 '미세먼지 감축 대책' 일환으로 석탄발전을 감축한 것이 영향이 컸다. 또 태안화력발전소도 안전사고로 9·10호가 4~5월 가동이 중단됐다. 이로 인해 석탄발전량은 기존 47.9TWh에서 43.1TWh로 10.1% 가량 감소했다.
석탄발전 감축분을 LNG에서 충당하면서 전력구입비가 크게 늘어난 것도 영업적자의 큰 이유였다. 원전의 경우 국내 24기 중 8기가 예방정비로 가동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분기에는 LNG 가격 하락으로 연료비와 민간 전력구입비를 5000억원 가량 감축했지만, 실적 개선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다만 한전 측은 상반기 영업손실이 ‘탈원전ㆍ에너지전환 정책’과는 거리가 멀다는 입장이다. 실제 2분기 원전 이용률은 82.8%로, 예방정비 시행 전인 2016년 2분기(84.3%)와 비슷한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발전자회사의 연료비도 3,000억원 가량 감소했다.
한전 관계자는 “2분기 원전 이용률이 상승해 자회사 연료비 등 영업비용이 일부 감소했으나, 낮은 석탄 이용과 여전히 연료 구입가가 높아서 흑자를 이루지는 못했다”면서 “전력 판매량은 전년 동기와 유사해 전기 판매수익도 비슷한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한전은 냉방수요로 판매량이 늘고, 높은 판매단가가 적용되는 계절적 차등 요금체계 영향으로 3분기 실적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다만 최근 국가 간 무역분쟁 등 국내 경제성장률을 비롯한 국제 금융 시장과 원자재 시장 변동성 확대로 재무 전망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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