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된 주거 공간을 문화힐링 장소로… 관람객 끌어들여 원도심 활성화 요인 기대
관람객들이 ‘시민의 집’으로 명명돼 근대현전시관과 세미나실 등으로 활용되고 있는 충남도지사 공관을 둘러보고 있다. 마을기업연합회 제공

“문화예술 창작과 시민 힐링공간 테미오래로 마실 오세요”

고위공직자들의 집단 거주공간이던 관사촌이 작가들이 머물며 작품 활동을 하는 창작촌과 문화예술단체들의 전시공간으로 활용되며 원도심 근대문화여행의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대전 중구 대흥동 대전고등학교 건너편에 위치한 충남도지사 공관과 관사촌이 문화예술촌 ‘테미오래’로 변신한 지 4개월. 10채의 주택을 개조해 근현대역사 전시관과 문학, 만화, 갤러리, 창작공간 등으로 조성한 후 지금까지 4만여명이 다녀갔다. 아직 공간활용과 프로그램 정착이 완전하지는 않지만 근대문화유산을 활용한 지역경제 활성화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테미오래 관사촌은 1932년 충남도청사가 공주에서 대전으로 이전해 오면서 함께 조성됐다. 현재일제 강점기 관사촌이 남아있는 유일한 곳이며, 충남도지사 공관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피란온 이승만 대통령이 임시 집무실로 이용하며 유엔군 참전을 공식요청하는 등 역사적인 장소로서도 의미를 갖고 있다.

충남도청이 홍성으로 이전하며 빈 공간으로 남아있던 이곳을 대전시가 80억원을 들여 매입한 후 문화예술촌으로 꾸몄다. 시민공모를 통해 고유 지명 ‘테미’와 이웃이 사는 구역이라는 의미를 담은 ‘오래’를 합성한 ‘테미오래’라는 이름을 붙이고 건물별로 역사전시관, 만화도서관, 시민갤러리, 작가 거주공간 등을 조성했다.

‘시민의 집’으로 이름붙인 도지사 공관은 1932년에 지어진 한국, 일본, 서양 건축양식이 혼합된 2층 건물로, 근현대전시관과 단체, 시민들의 세미나, 워크숍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1호관사는 대전시연극협회가 대전문학연극기록관으로 활용하고 있고, 2호관사는 작은 만화도서관, 3호 관사는 운영센터로 이용하고 있다.

테미오래 건물별 위치도. 대전마을기업연합회 제공

5호관사는 사진촬영 장비와 전시 스튜디오로 구성된 테미오래 추억사진관과 여행물품, 기념품을 전시하는 트래블라운지로 활용된다. 15일부터 11월 30일까지 ‘먼나라 낯선 이웃 이스탄불’ 기획전을 개최한다. 이스탄블 여행관련 서적 800여권이 비치되고 다양한 배경으로 기념사진도 찍을 수 있다. 6호 관사는 시민갤러리와 대전여성사 기록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7~10호관사는 창작의 공간으로 활용된다. 4월부터 6월30일까지 청년예술인 6명과 브라질, 프랑스 작가들이 입주해 3개월간 창작활동을 했다. 해외작가 2인은 대전 주변과 금강을 중심으로 여행을 하고 한국사람들의 전통적 정서를 바탕으로 한 비디오와 사진 등 결과보고 전시회도 가졌다. 특히 9호관사는 유튜브 제작자들을 위한 작업공간으로 제공된다. 일반 유튜버들이 스튜디오에서 녹화, 편집, 실시간 방송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했다.

2021년까지 테미오래 시설관리와 운영을 맡고 있는 사단법인 대전마을기업연합회는 관람객을 유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캐릭터 포토존과 방문객을 위한 산책프로그램을 도입하고, 해외 유튜버를 입주시켜 대전을 주제로 한 작품을 제작, 세계에 알리도록 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충남도청사와 대전형무소 터, 소제동 철도관사촌 등 근대문화유산과 연계한 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다.

성용수 문화공동체 팀장은 “관사촌 인근 주민들도 궁금해 했던 폐쇄공간이 시민들을 위한 열린공간으로 변신한 것이 일단은 성과로 보고 있다”며 “시민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이웃집에 마실 가는가는 것처럼 편안하게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갖춰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역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