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치다 변호사 “식민지배에 일본 사회가 제대로 마주해야” 주장도 
한일 시민단체들이 참여하는 '제14회 촛불행동 야스쿠니와 식민' 집회가 8.15 광복절을 닷새 앞둔 10일 도쿄 지요다구 야스쿠니신사 주변 도로에서 열린 가운데 집회 참가자들이 도로를 행진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극도로 경색된 한일관계를 풀기 위해 양국의 시민사회가 연대를 하자는 제안이 일본 시민사회에서 나오고 있다. 양국 정부에만 이 문제를 맡길 수 없으니 시민들이 나서자는 주장인데, 일본 스스로 과거의 잘못을 돌아봐야 한다는 자성론도 제기됐다.

우치다 마사토시 변호사는 14일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를 통해 양국 시민사회의 연대를 제안했다. 그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극우적이고 일방적인 국정운영을 비판하는 집회와 서명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이다.

우치다 변호사는 “(한일관계 경색의) 근본에는 강제징용, 위안부 문제 등이 있다.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불충분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다시 보지 않으면 안 된다. 식민지배에 대해 일본 사회가 제대로 마주해야 한일 우호를 쌓아나갈 수 있다”면서 “그래서 민간 교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차원에서 우치다 변호사를 비롯한 일본 사회운동가들은 최근 ‘한국은 적인가’라는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지금은 별 관심이 없지만 한국이 결코 적이 아니라는 인식이 시민사회로 확산되면 양국관계가 얼어붙은 이유가 궁금할 것이고, 정보 교류를 통해 오래 전부터 이어진 오해가 풀릴 수 있다는 것이다.

우치다 변호사는 “(서명한 사람이) 7,000명을 넘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일본 정부가 벌이고 있는 일은 이상하다’ 같은 이야기를 할 공간이 없다. 서명 활동이 이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이 되어준다”면서 “한국에 대해 ‘일본 국내는 아베 정권과 똑같지 않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내 혐한 분위기도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우치다 변호사는 “(혐한 관련) 책도 많이 나오고, 그런 방송도 꽤 있다. 하지만 여기 사람들과 이야기해보면 개인으로서 혐한 감정 같은 건 없다. 이웃사람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10일 일본 도쿄에서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아베 정권을 규탄하는 ‘제14회 촛불행동 야스쿠니와 식민’ 집회가 열렸다. 고이즈미 전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에 항의하기 위해 2006년부터 매년 8월 15일 직전 토요일에 열리는 집회인데 올해는 “아베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우치다 변호사는 “촛불행동은 한국의 촛불집회 운동으로부터 배운 것”이라며 “한국의 시민운동 같은 성과는 좀처럼 내기 힘들지만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일본 내에서) 다수파는 아닐지라도 결코 소수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