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오봉(お盆)’ 명절을 맞아 선친과 외조부 묘소를 잇달아 참배하고 개헌 의지를 밝혔다.
아베 총리 내외는 13일 오전 야마구치(山口)현 나가토(長門)의 선친 묘소를 참배했다. 이 지역은 아베 총리가 지역구로 두고 있는 곳으로 아베 총리의 집안이 대대로 살아온 곳이다.
아베 총리는 선친인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郞) 전 외무장관의 묘소를 참배한 뒤 기자들을 만나 “자민당 출범 이래 최대 과제인 헌법 논의를 드디어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할 때를 맞았다고 (선친에게) 보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7월 참의원 선거 승리에 따른) 국민의 뜻에 힘차게 호응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새롭게 했다”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와 자민당은 지난 참의원 선거를 개헌 논의를 추진할 정당을 선택할 것이냐, 개헌 논의를 하지 않는 정당을 선택할 것이냐를 결정하는 선거로 규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그는 선거 이후 “최소한 (국회에서 개헌) 논의는 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들이 이번에 내린 심판”이라며 “야당이 이런 민의를 제대로 받아들였으면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자민당은 평화헌법의 핵심조항인 9조에 자위대의 근거를 명기하는 개헌안 제시한 바 있지만, 야당뿐 아니라 다수의 국민들은 개헌 추진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전날 야마구치현에 도착해 외가에서 양자로 들어온 동생인 기시 노부오(岸信夫) 자민당 중의원 의원 일행과 함께 다부세(田布施) 마을에 있는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岸信介·1896∼1987) 전 총리 묘소도 참배했다. 기시 전 총리는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도조 히데키(東條英機·1884∼1948) 내각에서 상공대신 등을 지냈고, 종전 후 A급 전범 용의자로 체포돼 복역하기도 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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