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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딜 브렉시트 열렬히 지지” 미국을 등에 업은 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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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딜 브렉시트 열렬히 지지” 미국을 등에 업은 존슨

입력
2019.08.13 17:28
수정
2019.08.13 23:5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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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2일 런던 종리관저에서 열린 형사정의시스템 관련 원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2일 런던 종리관저에서 열린 형사정의시스템 관련 원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강경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주의자인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노 딜’이 되더라도 결국 브렉시트를 강행할 모양새다. 미국의 측면 지원도 등에 업었다. 존슨 총리는 기세를 몰아 의회 설득에 착수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영국 국민 사이에서도 ‘10월 31일 무조건 브렉시트’를 관철시키겠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국을 찾은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2일(현지시간) 영국 정부가 노 딜 브렉시트를 결정한다면 이를 열렬히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존슨 총리와 만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월 31일 영국의 성공적인 유럽연합(EU) 탈퇴를 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볼턴 보좌관은 브렉시트를 전제로 한 미영 간 자유무역협정(FTA)도 신속히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볼턴 보좌관은 존슨 총리와의 만남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영국의 결정을 지지할 것”이라며 “우리는 여러분과 함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FTA에 관련해서도 볼턴 보좌관은 “어려운 분야는 뒤로 남겨놓더라도 부문별로 순차적 협상을 진행할 수도 있다”면서 “최종 목표는 모든 거래 상품과 서비스를 포괄하는 무역 계약이다”라고 말했다. 미국이 포괄적 무역 협정을 체결하기 전 소규모 협정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이 EU의 울타리에서 벗어나면서 맞닥뜨리게 될 무역 장벽에 대해 미국이 숨구멍을 틔워 주는 역할을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영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2018년 미국과 영국 간 상품과 서비스 무역 거래금액은 2,623억달러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에 브렉시트 이후 ‘경이적인’ 무역 관계를 맺겠다고 꾸준히 말해 왔다. 앤드루 헌터 캐피털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영국은 EU와의 관계가 약화되는 만큼 미국과 더 긴밀한 경제 관계를 조성하려고 시도할 것”이라며 “포괄적인 미영 간 무역 거래는 두 국가 경제에 활기를 불어 넣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미국 경제 전문 매체 CNBC는 최근 보도한 바 있다.

미국의 지지를 얻어 낸 존슨 총리는 국내외적 공략에도 나선다. 여름 휴회 이후인 9월, 브렉시트 반대파 의원들을 설득하는 한편 이달 말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EU 지도자를 만나 브렉시트 협상을 위한 돌파구 마련을 타진할 계획이다.

가디언은 영국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 “존슨 총리는 노 딜 브렉시트와 관련한 의회 설득이 다음달 9일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 등 노 딜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의원들은 의회가 개회되는 다음달 3일 존슨 내각 불신임안을 제출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지만 불신임안 통과는 힘들 전망이다. 노동당 일부 의원들마저 내각 불신임안을 지지하고 있지 않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텔레그래프는 외교와 소비자 보호 등 EU 내부의 광범위한 정책 회의에 참여했던 영국 관료들이 수일 내로 실무 회의에서 빠지게 될 것이라고 12일 보도했다. 브렉시트 문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존슨 총리의 방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존슨 총리는 기존 브렉시트 합의안에 포함된 ‘백스톱’ 조항 등에 대해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EU 측에서는 브렉시트 재협상은 없다는 입장을 계속하고 있다.

한편 영국 국민의 과반이 넘는 54%가 존슨 총리의 ‘10월 31일 무조건 브렉시트’ 안건에 동의하는것으로 나타났다. 텔레그래프가 여론조사 기관 컴레스에 의뢰해 실시해 12일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다. 반대 의사를 밝힌 응답자는 46%였다. 보수당 지지층의 76%가 무조건 브렉시트에 찬성한 반면 노동당 지지층의 찬성 비중은 32%, 자유민주당 지지층 내 찬성 비율은 25%에 그쳤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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