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능시험을 앞두고 수험생들이 지난 6월 모의 평가시험을 치르는 모습. 2022학년도부터 수능시험이 선택과목 체제로 바뀐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문ᆞ이과 통합 수능’ 방식으로 처음 치러지는 2022학년도 수능시험 기본계획이 12일 발표되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문ᆞ이과 구분 없이 과목 선택을 할 수 있게 했지만 그 취지가 크게 퇴색했다는 것이 지적의 골자다. 서울의 주요 대학들이 선택과목을 지정해 문ㆍ이과를 구분하는 전형 계획을 이미 발표했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기본계획과 대학의 세부계획이 엇나가면서 학교 현장과 수험생들의 혼란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고교 1학년생이 치르게 될 2022학년도 수능은 대부분 영역에서 선택과목이 도입된다. 국어ㆍ수학 영역은 공통과목+선택과목 체계로 바뀌고, 문ㆍ이과에 따라 나눠지던 탐구 영역도 계열에 관계 없이 전체 17개 과목 중 2과목을 골라 응시하게 된다. 이론적으론 선택과목 조합이 816개나 돼 복잡해 보이지만 소질과 적성에 맞는 과목을 고르도록 하자는 취지다. 고교 때부터 문ᆞ이과로 구분 짓는 교육 방식이 미래지향적 인재 양성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을 반영해 2015년 교육과정을 개편한 데 따른 결과다.

문제는 서울대 등 주요 대학들이 문ㆍ이과 통합 방안 취지와는 배치되는 입시 요강을 발표했다는 데 있다. 자연계열 지원 수험생은 수학에서 미적분이나 기하 등 이과에 해당하는 과목을 선택하도록 하고, 탐구영역에서는 과학탐구로만 2과목을 응시하도록 못박았다. 내년 4월까지로 예정된 대학별 전형 계획을 발표하지 않은 다른 대학들도 이를 따를 공산이 크다. 문ㆍ이과 통합이라는 교육당국의 정책 목표가 무위로 돌아갔다는 평가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이미 대부분의 고교에서 문ᆞ이과반 구분이 사라지고 선택과목에 따른 이동식 수업으로 전환한 것과도 배치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은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균형 교육에 달려 있다. 융ᆞ복합적 사고가 가능한 교육은 대입 제도 변화가 우선돼야 한다. 대학들은 수학능력 검증을 위한 선택과목 지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지만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책임을 방기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무엇보다 문ㆍ이과 통합이라는 정책 방향이 실패로 귀결되도록 한 교육부의 역량 부족과 준비 소홀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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