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서 “대외경제 불확실성에도 성장세는 건전”
최근엔 도쿄올림픽 홈페이지 '독도 표시' 관련 적절 대응 주문도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참석한 국무위원들과 함께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낙연 국무총리, 문 대통령,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일본의 잇단 무역보복 조치와 관련해 ‘가짜뉴스’ 경계령을 내렸다. “근거 없는 가짜뉴스나 허위정보, 과장된 전망으로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는 우려에서다. 문 대통령은 “이는 올바른 진단이 아닐 뿐 아니라 오히려 우리 경제에 해를 끼치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세계적 신용 평가기관의 일치된 평가가 보여주듯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은 튼튼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무디스에 이어 며칠 전 피치에서도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일본보다 두 단계 높은 AA-로 유지했고 안정적 전망으로 평가했다”고 언급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일본의 경제보복까지 더해져 우리 경제 상황이 녹록하지 않지만, 한국 경제의 기초가 탄탄한 만큼 자신감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다. 문 대통령은 “대외경제의 불확실성 확대로 성장 모멘텀이 둔화되었으나 우리 경제의 근본적 성장세는 건전하며, 낮은 국가부채 비율에 따른 재정 건전성과 통화ㆍ금융까지를 모두 고려해 한국경제에 대한 신인도는 여전히 좋다고 평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열린 차담회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싱부 장관, 박상기 법무부 장관, 문 대통령, 이 총리,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가짜뉴스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시장질서와 민심을 혼동시키는 잘못된 정보를 담은 가짜뉴스의 유통이 도를 넘고 있다고 보고, 정부의 적극적 대응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도 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마치 20년 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시절과 같은 한국의 금융위기가 유발될 수 있다는 것은 가짜뉴스”라고 지적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유튜브 영상 등에서 돌고 있는 일부 영상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 수출규제 품목인) 불화수소가 북한으로 가서 독가스의 원료가 된다든지, 일본 여행을 가면 1,000만원의 벌금을 내야 된다든지, (화이트리스트 제외로) 1,194개 품목이 모두 잠기게 된다든지 등의 내용들이 국민들에게 전달되고 있다”며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더욱 높이는 결과를 낳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고 덧붙였다. 청와대가 가짜뉴스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데는 일본이 대(對) 한국 수출규제 조치를 통해 궁극적으로 달성하려는 목표가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워 대일 의존도를 높이려는 데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에 따라 “대외적 도전을 우리 경제에 내실을 기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로 삼기 위해 의지를 가다듬어야 한다”며 “정부는 중심을 확고히 잡아달라”고 적극적 대응을 주문했다. 특히 “기득권과 이해관계에 부딪혀 머뭇거리면 각국이 사활을 걸고 뛰고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경제와 산업 경쟁력을 키우는 게 어려워진다”고 속도전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일본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홈페이지 지도에 독도가 일본 영토인 것처럼 표시된 문제와 관련해, 관련 부처에 적절한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누출 사고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의 당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 참석자들이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 김현종 2차장. 류효진 기자

한편 청와대는 ‘한국 정부가 D램의 일본 공급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전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D램의 경우 우리의 시장 점유율이 72.4%”라며 “예를 들자면 D램 공급이 2개월 정지될 경우 세계에서 2억 3,000만대의 스마트폰을 만드는 데 차질이 생긴다. 우리도 그런 카드가 옵션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언론은 이를 정부가 상응조치로 D램 공급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김 차장의 발언에 오해의 여지가 있는 것 같다”며 “우리 정부가 D램을 수출제한 품목으로 지정하는 것을 검토한다는 보도도 있었는데 이 역시 틀린 얘기”라고 밝혔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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