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만에 항의글 300개 쏟아져…판매 중지
판매자 “정치적인 글이 올라와 의견을 제시한 것뿐” 해명
DHC 화장품 온라인 판매자가 불매운동 글에 “반일 프레임에 참여했던 것을 후회할 것”이라는 댓글을 남겼다가 누리꾼들의 집중 포화를 맞았다. 판매자 홈페이지에는 2시간 만에 항의 댓글 300여개가 쏟아졌다. 일본 DHC테레비가 연일 혐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와중에 판매자 사태까지 불거져 DHC 불매운동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오전 국내 한 인터넷 쇼핑몰의 ‘DHC 딥 클렌징 오일’ 판매 페이지 ‘문의/답변’ 게시판에는 ‘잘 가요 DHC, NO 아베’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에 판매자는 “훗날 당신이 반일 프레임에 참여했던 것을 후회할 것”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판매자는 이어 “부분적인 일본의 행위가 과대 확대된 부분들이 많다”면서 “선동에 당하지 말고 일본 근현대사를 공부하시고, 사실관계의 책을 섭렵하시고, 의견과 신문과 정보매체는 멀리하시면서 공부하시길 권한다”고 했다.
판매자의 댓글이 온라인 공간에 알려지면서 이날 낮 12시 28분부터 누리꾼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오후 2시 30분까지 약 2시간 새 ‘문의/답변’ 게시판에 등록된 항의 글은 330개를 넘어섰다. 누리꾼들은 “일본 물건 팔아 돈 벌면서 영혼도 함께 파느냐”(nur****), “판매자는 어디서 한국사를 배웠는지 알고 싶다”(fur****), “일본 근대사 말고 한국 근대사나 공부해라. 할머니한테 들은 게 전부인 양 말하지 말고”(par****) 등 글을 올리며 거칠게 비난했다. “가뜩이나 밉상인 DHC 관뚜껑에 못질을 탕탕하는 고마운 분. 자신의 판매이익까지 포기하면서 같이 구렁텅이에 빠지는 논개 같은 분”(hey****)이라고 비꼬는 댓글도 눈에 띄었다. 일부 누리꾼들은 부산의 한 대학 청년창업관에 있는 판매자의 사무실 주소를 공개하기도 했다.
판매자는 항의가 빗발치자 이날 오후 2시 30분쯤 인터넷 쇼핑몰 판매를 중단했다. 판매자는 한국일보 통화에서 “상품 판매 페이지에 ‘NO 아베’라는 정치적인 글이 올라와 의견을 제시한 것뿐인데 이렇게 문제가 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본의 행위가 과대 확대된 부분들이 많다’고 언급한 이유를 묻자 “일어난 사실을 보는 관점은 다양할 수 있다. 학자나 전문가도 아닌 내 의견을 밝힌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여기저기서 전화가 계속 오고 있다”며 전화를 끊었다.
일본 화장품 회사 DHC의 자회사인 DHC테레비 유튜브 시사 프로그램 ‘도라에몬 뉴스’는 혐한 발언으로 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조센징(한국인 비하 표현)들은 한문을 썼는데 한문을 문자화시키지 못해 일본에서 만든 교과서로 한글을 배포했다. 일본인이 한글을 통일시켜 지금의 한글이 됐다”는 허위 발언을 그대로 방송했다. 지난 12일에는 “독도를 한국이 1951년부터 무단 점유했다”는 아오야마 시게하루 일본 자민당 의원의 망언을, 13일에는 “한국인은 하는 짓이 어린아이 같다”는 사쿠라이 요시코 일본 저널리스트의 발언을 내보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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