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ㆍ야 의원간 정수대전 보조금 이견으로
경북 구미시의원들이 인터넷과 지역케이블방송으로 생방송중인 회의석상에서 거친 욕설을 주고 받아 물의를 빚고 있다.
구미시의회 등에 따르면 신문식(57ㆍ민주) 장세구(54ㆍ한국) 구미시의원은 지난 9일 열린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 중에 감정이 격해지면서 거친 욕설을 주고 받았고, 이 장면은 구미시의회 인터넷방송과 지역케이블방송으로 그대로 송출됐다.
발단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고 육영수 여사의 이름을 딴 예술제인 ‘정수대전’ 예산 지원금 삭감을 둘러싼 이견으로 시작했다. 구미시는 2000년부터 매년 수억 원을 들여 사진 서예 문인화 3개 분야에 걸쳐 작품을 공모하고 수상작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여당 소속의 신 의원은 “정수대전 행사 보조금 2억3,000만원 전액을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야당의 장 의원은 “다른 민주당 의원이 삭감 이유를 설명했는데 또 다시 의사 발언권 없이 이런 식으로 회의를 하면…”이라며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냉기류가 형성됐다.
장 의원은 신 의원이 발언이 계속되자 발언을 제지하면서 언쟁이 시작됐다. 장 의원이 “30분 이상 문제를 다 짚으려고 하냐. 할 이야기가 없어 여기 앉아 있는거 아니잖아”라고 하자 신 의원이 "뭐라고? 야!"라고 맞받아쳤다. 이에 대해 장 의원은 "야? 이 자식이"라고 하며 거친 욕설이 이어졌다. 이 같은 욕싸움은 그대로 생중계됐다. 소란이 계속되자 구미시의회는 생방송을 일시 중단했다. 속기록에는 이 장면을 '장내 소란'으로 대체했다.
논란이 일자 두 의원은 “본의 아니게 회의에서 물의를 일으켜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행정사무조사 특위는 정수대전 보조금 2억3,000만원 가운데 3,000만원이 삭감됐다.
구미시장은 대구ㆍ경북에서는 유일한 민주당 소속이다. 21명의 구미시의원 중 자유한국당 11명, 나머지 10명은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무소속 등으로 구성돼 있는 등 비한국당 소속이 상대적으로 많은 곳이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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