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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 여파…중국, 베르사체ㆍ코치 줄줄이 보이콧

입력
2019.08.13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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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업체 “’하나의 중국’ 원칙 존중” 사과에도 불매운동 확산 

12일 홍콩과 대만을 독립된 것처럼 표기해 논란이 된 코치의 티셔츠. 웨이보 캡처
12일 홍콩과 대만을 독립된 것처럼 표기해 논란이 된 코치의 티셔츠. 웨이보 캡처

베르사체, 코치, 지방시 등 유명 명품 브랜드가 중국인들의 불매운동에 진땀을 빼고 있다. 자사 제품에 홍콩, 대만, 마카오를 독립 도시로 표시한 것이 이유인데, ‘하나의 중국’ 원칙을 무시했다며 중국 내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이 업체들은 발 빠르게 사과했지만 중국 연예인들까지 가세하면서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발단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베르사체의 티셔츠 사진이었다. 베르사체가 11일 자사 티셔츠에 해당 도시와 국가를 묶어 문구를 새기면서 홍콩을 ‘홍콩, 중국’이 아닌, ‘홍콩, 홍콩’으로 표기한 사실이 알려졌다. 마카오도 ‘마카오, 마카오’로 명시했다.

다음날 미국 명품 브랜드 코치도 자사 티셔츠와 웹사이트에 홍콩과 대만을 ‘타이베이, 대만’, ‘홍콩’이라고만 기재한 사실이 알려져 뒤늦게 뭇매를 맞았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지방시 역시 제품에 홍콩과 타이완을 독립 국가처럼 표기해 곤욕을 치렀다.

8일 홍콩의 침사추이 부두에서 시민들이 오성홍기와 홍콩특별행정구 깃발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8일 홍콩의 침사추이 부두에서 시민들이 오성홍기와 홍콩특별행정구 깃발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중국 현지 언론 환구망은 자사 제품에 홍콩을 독립국가로 표시한 베르사체가 중국에서 비난을 받고 물건을 파기했다고 보도했다. 환구망 화면 캡처
12일 중국 현지 언론 환구망은 자사 제품에 홍콩을 독립국가로 표시한 베르사체가 중국에서 비난을 받고 물건을 파기했다고 보도했다. 환구망 화면 캡처

이들은 즉각 수습에 나섰다. 논란이 된 티셔츠 전량을 폐기한 베르사체는 11일 중국 웨이보 공식 계정을 통해 “실수였다”고 사과했다. 코치는 12일 중국 웨이보를 통해 “중국의 주권과 영토를 존중하고 지지한다”며 “향후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시도 “’하나의 중국’ 원칙을 확고하게 지지한다”고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나 여론은 여전히 들끓고 있다. 중국 유명 스타들이 해당 업체들을 연달아 보이콧하고 나서면서 불매운동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배우 양미는 11일 성명을 내고 베르사체와의 계약 해지를 선언했다. 양미는 성명에서 “중화인민공화국 기업(자신의 소속사를 의미)으로서, 그리고 양미라는 공화국 국민으로서 우리는 심히 불쾌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중국 모델 류원은 12일 웨이보 공식 계정을 통해 “코치의 행동은 중국 민족의 감정을 심각하게 상하게 했으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코치와의 합작을 끝내겠다"고 선언했다. 가수 이양천새 역시 소속사를 통해 지방시 뷰티 브랜드와 계약을 해지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전세계 명품 시장에서 ‘큰손’으로 꼽히는 만큼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가 업계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세계적 컨설팅 그룹 맥킨지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명품을 구매하는 데 1,150억 달러(약 132조원)를 써 전 세계 명품시장의 32%를 차지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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