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ICBM 발사 때 김정은과 맞담배 피우던 전일호 포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운 무기체계를 연구개발한 군수 분야 과학자 103명을 특별 승진시켰다고 13일 조선중앙통신 등이 보도했다. 북한이 올해 5월부터 연이어 단행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 신형 무기 발사실험이 성공적이었다는 점을 과시하고 내부를 독려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는 이날 ‘자위적 국방력 강화에 크게 공헌한 국방과학연구부문 과학자들의 군사칭호를 올려줄 데 대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 명령’을 전했다. 김 위원장은 명령에서 과학자들이 “새 무기체계들을 연속적으로 개발, 완성하는 특기할 위훈을 세웠다”며 이 무기체계들이 주체혁명위업을 전진시키는 데 관건적 의의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국방과학연구 부문 과학자들의 공로를 당과 정부의 이름으로 높이 평가해 103명의 과학자에게 군사칭호(군인계급)를 한 등급 올려줄 데 대한 명령을 하달하시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이 소식을 1면 머리기사로 싣고, 승진 대상인 과학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열거했다. 군사칭호가 승격된 이들 중 장군급은 전일호 상장과 김용환 소장 등 2명이며 영관급은 대좌 12명, 상좌 32명, 중좌 29명, 소좌 21명이 포함됐다. 이중 전일호 상장은 군부 중에서도 미사일 개발을 책임지는 핵심 인사로 알려져 있다. 그는 앞서 2017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 15형’ 시험 발사 때는 중장 계급으로 김정은 위원장과 맞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북한이 이처럼 대대적으로 승진 인사를 알린 것은 5월 초부터 지난 10일까지 이어진 신형 무기 발사실험을 한층 돋보이게 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앞서 6일 김 위원장이 서부작전비행장에서 ‘신형전술유도탄 위력시위발사’를 참관한 뒤 수행 인사 및 국방과학 부문 간부 등과 기념촬영을 했던 것처럼, 대규모 승진을 통해 무기체계가 완성 수준에 가까워 졌다는 점을 재차 드러내고자 한 셈이다. 아울러 과학자들에게 무기 개발의 공을 돌림으로써 군부 사기진작 등 체제 결속을 다지려는 시도로도 해석된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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