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 “판매 중단은 논의 필요…진열 변경 공지 착오”
CJ올리브네트웍스가 운영하는 국내 헬스ㆍ뷰티 스토어 올리브영이 자사에서 유통 중인 일본 DHC 화장품을 온ㆍ오프라인 매장에서 퇴출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DHC가 자회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혐한 방송을 해온 게 문제가 되면서다. 다만 올리브영 측은 “매대 진열 변경 공지가 착오를 일으킨 듯 하다”고 설명했다.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올리브영 측에서 금일 오전 전국 매장에 DHC 매대를 다 빼라는 공지가 내려왔다고 한다”며 신속한 조치에 대한 긍정적 반응의 누리꾼 글이 올라왔다. 실제 이날 오후 기준으로 올리브영 공식 온라인몰에서는 DHC 제품이 검색되지 않고 있다.
이에 앞서 올리브영 본사는 이날 오전 전국 1,200여개 매장에 제품 진열 변경 공지를 내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오프라인 매장에선 아직 판매를 중단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CJ올리브네트웍스 관계자는 이날 한국일보 통화에서 “DHC 제품 판매를 완전히 중단하거나 철수시킨 것은 아니고 매장에서 관련 제품의 매대 진열을 변경하도록 공지가 내려갔는데 의도에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손님들이 자주 찾는 제품은 전면에 내세워 판매한다거나 잘 팔리지 않는 제품을 뒤로 빼 다른 곳에 진열하는 등 프로모션이나 매출 감소 등으로 인한 진열 변경은 자주 있는 일”이라면서 “판매 중단이나 철수는 계약 문제가 있어 임의로 결정하기는 어려운 사항이고 별도로 결정된 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975년 설립된 DHC는 일본에서 주로 편의점과 통신을 통해 화장품과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회사다. 2002년 4월 한국법인을 세우고 국내에 진출했다. 다이어트팩과 클렌징오일 같은 제품으로 유명한 DHC는 매출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는 올리브영 헬스&뷰티 어워즈에서 2017년까지 3년 연속 1위를 차지하기도 한 ‘효자’ 브랜드였다.
그러나 DHC의 자회사인 인터넷방송 DHC테레비(텔레비전)의 시사 프로그램 ‘도라노몬 뉴스’(虎ノ門ニュース)가 한국 비하와 망언을 일삼아온 것으로 확인되면서 DHC는 올리브영 입장에선 애물단지가 됐다. 이 방송에서 지난달 30일 한 출연자는 한국의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대해 “한국은 원래 금방 뜨거워지고 식는 나라”라고 비아냥대는가 하면, 다른 출연자는 “조센징(한국인 비하 표현)들은 한문을 썼는데 한문을 문자화시키지 못해 일본에서 만든 교과서로 한글을 배포했다”며 “일본인이 한글을 통일시켜 지금의 한글이 됐다”는 막말을 했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불매운동과 함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잘가요DHC’ 해시태그 운동을 벌이고 있다. 직접 DHC의 계정과 유튜브 채널을 찾아가 항의도 하고 있다. DHC코리아 측은 일부 SNS 댓글 기능을 차단하고, 관련 보도에도 “드릴 말씀이 없다”며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DHC 논란 관련 올리브영 대응에 누리꾼들은 “기업들이 이제 시민을 무서워할 줄 알게 됐다”(능***), “DHC 대리점도 아닌데 올리브영이라는 유통 브랜드 자체가 침몰할 수도 있으니 퇴출은 당연한 조치다”(Gh***), “지금 유통업계에서 일본리스크를 가장 두려워하는데 이런 분위기가 유지돼 앞으로는 자기검열해서 수입했으면 좋겠다”(정***)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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