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전 장관, “지소미아는 끝까지 NCND 해야”
북한이 연일 발사체를 쏘아 올리면서 논평을 통해 한미 연합군사연습(11~20일)을 비난하고 있다.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에 몸이 달아 ‘선미후남(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우선이고 한국은 그 다음)’ 정책을 펴기 때문에 남측을 주로 비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전 통일부 장관)은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북한은) 내년 말까지 끝내야만 되는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이 지금 진도가 하나도 안 나갔기 때문에 금년 중에 북미 정상회담이 열려야 한다는 절박감이 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금 몸이 달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언론에서 자꾸 ‘통미봉남(미국과 실리적 외교를 지향하면서 한국의 참여를 봉쇄)’ 그러는데 정확하게 말하면 선미후남”이라고 덧붙였다.
정 전 장관은 “미국과의 관계를 먼저 개선하지 않으면 우리 기업들의 대북 투자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지금은 남북 대화할 필요도 없다는 것을 선미후남이라고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 10일 단거리 발사체를 쏘면서 “한미 군사연습을 한 데 대해 변명이라도 하기 전에는 북남 사이에 접촉 자체가 어렵다. 대화에 나간다 해도 조미 사이에 열리는 것이지 북남 대화는 아니다”라고 논평했다. 이렇게 한국을 조롱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을 두고 정 전 장관은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그는 “북한이 절실히 우리의 도움이 필요할 때는 약을 올린다”면서 “4ㆍ27 남북 판문점 선언이나 9ㆍ19 평양 선언 정신에 입각해 해줄 건 해줘야 되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미국에 곧 만나자는 신호를 보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뷰티풀 레터”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북미 정상회담 전망은 밝지 않다.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이 만났을 때만 해도 2~3주 안에 실무회담을 열어 바로 북미 정상회담을 열 분위기였지만 미국이 ‘낮은 단계의 실무협상-고위급 회담-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3단계 접근론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정 전 장관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도 “속된 말로 남한을 조금 자극하면 미국을 적극적으로 설득해서 북한의 선행동을 요구하는 미국 관료들의 태도를 변화시켜 주길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에 대해서는 “(연장 여부 결정시한인) 24일 0시까지 NCND(Neither Confirm nor Denyㆍ긍정도 부정도 아님)로 나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너무 빨리 결정하면 그걸 레버리지(지렛대)로 해서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조절할 수 있는 미국의 협상력이 없어진다”면서 “미국을 상대로 우리가 지소미아에 대한 입장을 긍정도 부정도 아니고 계속 검토한다는 식으로 해서 미국의 몸이 달도록 만들어 미국이 나서서 아베(신조 일본 총리)를 압박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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