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극장가가 한국 영화 ‘엑시트’와 ‘봉오동 전투’의 맞대결 구도로 좁혀지고 있다. 두 영화가 쌍끌이로 흥행을 이끌며 양강체제를 구축했지만 여름 관객은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11일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에 따르면 ‘엑시트’는 10일 59만7,299명을 모으며 일일 흥행 순위 1위에 올랐다. 2위는 56만 7,092명이 찾은 ‘봉오동 전투’가 차지했다. 3위 ‘마이펫의 이중생활2’는 4만9,395명에 그쳤다. ‘엑시트’(7월 31일 개봉)는 이날까지 누적관객수 525만1,831명을, ‘봉오동 전투’(7일 개봉)는 149만5,002명을 각각 기록하게 됐다.
‘봉오동 전투’의 흥행 성적은 나쁘지 않지만 기대 밖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일본의 무역보복 등으로 한일 갈등이 첨예한 상태에서 독립군의 항일을 다룬 영화가 개봉했기에 극장가는 폭발적인 흥행세를 기대했다. 하지만 ‘봉오동 전투’는 개봉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이후 1주일 먼저 개봉한 ‘엑시트’에 밀리는 형국이다. ‘엑시트’와 1일 관객수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엑시트’는 예상보다 흥행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1년 중 최대 대목인 여름 시장을 대표할 만한 영화라고 하기에는 흥행세가 상대적으로 약하다.
흥행 대작의 부재 속에 여름 극장가를 찾는 관객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었다. 영진위에 따르면 7월 19일~8월 10일 기준 극장을 찾은 사람은 1,929만명 가량이다. 지난해 여름 성수기(7월 20일~8월 11일)에 비하면 590만명 가량이 줄어들었다. 충무로 여름 대작 4편에 꼽히던 ‘나랏말싸미’와 ‘사자’의 흥행 부진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나랏말싸미’(94만5,085명)는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지면서, ‘사자’(149만2,640명)는 관객 반응이 신통치 않아 흥행 성적이 좋지 않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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