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3R, 태풍으로 취소 
 2R 단독 선두 유해란, 행운의 우승 
유해란이 11일 제주 오라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하늘도 ‘오라공주’의 우승을 바랐던 걸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2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달린 18세 신인 유해란(SK네트웍스)이 악천후로 최종라운드가 취소되며 생애 첫 정규 투어 대회 정상에 올랐다. 다만 마지막 날 라운드 취소로 ‘골프 여제’ 박인비(31ㆍKB금융그룹)와 세계랭킹 1위 고진영(24ㆍ하이트진로), KLPGA 투어 최강자 최혜진(21ㆍ롯데) 등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총출동한 대회는 다소 김이 빠졌다.

대회 3라운드가 열려야 할 11일 제주 오라컨트리클럽(파72ㆍ6,666야드). 이날 오전부터 9호 태풍 레끼마의 영향으로 제주 전역에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졌다. 전날보다 더 강한 바람에 홀 깃대가 30도 이상 휘어졌고, 사람이 제대로 서 있기조차 힘들었다. 게다가 호우특보가 발령될 정도로 굵은 빗방울까지 떨어지며 첫 조가 1번홀을 마치기 전에 라운드가 중단됐다. 결국 대회 조직위원회는 5차까지 가는 경기 지연 끝에 선수들의 안전을 고려, 3라운드를 취소하고 대회를 54홀에서 36홀로 축소했다.

11일 제주 오라컨트리클럽에서 1번홀 깃대가 강풍에 휘어져 있다. KLPGA 제공

태풍 여파로 행운의 트로피를 차지한 주인공은 아직 투어에 정식 데뷔조차 하지 않은 유해란이었다. 이번 대회에 초청선수 자격으로 참가한 유해란은 2라운드까지 합계 10언더파 134타로 2위 김지영2(23ㆍSK네트웍스)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최종 우승을 확정 지었다. 유해란은 아마추어 시절 5개의 트로피 중 4개를 오라컨트리클럽에서 들어올려 오라공주라는 별명으로 불렸는데, KLPGA 투어 첫 승마저 이곳에서 거두며 진정한 오라공주의 면모를 드러냈다.

유해란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출전해 단체전 은메달을 땄던 한국 여자골프의 대표 유망주다. 올해 3월 프로로 전환해 3부와 2부 드림 투어를 오가던 유해란은 7월 들어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5일 영광CC 드림투어 10차전에서 정상에 오른 데 이어 1일에 끝난 군산CC 11차전마저 제패하며 시즌 2승으로 2부 투어 상금순위 3위에 올라있다. 이번 대회엔 초청선수로 참가해 1억6,000만원의 상금과 함께 투어 시드권까지 확보했다.

유해란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데뷔한 지 얼마 안돼 이렇게 생각지도 못하게 빨리 우승해서 정말 영광”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여러 번 쳐봤던 코스라 편하게 다가왔다”면서 “내년 신인왕을 목표로 이 기세를 유지하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한편 이날 반전 노렸던 다른 선수들은 아쉬움을 삼켰다. 박인비는 4언더파 140타로 공동 8위에 올랐고, 2라운드에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고진영(3언더파 141타)도 공동 13위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조아연(19ㆍ볼빅)과 윤서현(20ㆍ대방건설)은 7언더파 137타로 공동 3위에 오르며 유해란과 신예 돌풍을 함께 했다.

제주=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선수들이 11일 제주 오라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최종라운드가 악천후로 지연되자 클럽하우스 안에서 대기하고 있다. 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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