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청소년공동체 희망이 주최한 '일본 아베 정부 규탄 청소년 1,000인 선언 및 청소년 행진 대회' 참가자들이 ‘NO 아베’를 적은 현수막을 들고 행진을 하고 있다. 안하늘 기자

‘찜통더위’에 최고 기온이 37도까지 올라간 10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구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옆에 일제강점기 교복을 입은 청소년 40여 명이 모였다. 사단법인 청소년공동체 희망이 주최한 '일본 아베 정부 규탄 청소년 1,000인 선언 및 청소년 행진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 경기 대전 등에서 온 청소년들이다.

이들은 과거 청소년 운동이었던 광주학생항일운동을 되새기는 의미에서 당시 교복을 입고 ‘NO 아베 정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등을 적은 플래카드를 들었다.

청소년들은 최근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한 조치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해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명백한 무역보복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압구정고 2학년 유민서 학생은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해도 모자랄 판에 우리나라에 대한 경제보복은 염치없는 행동"이라며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경제 보복을 철회해달라"고 말했다.

대전에서 온 권해영 학생도 "전범국가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을 맺는 것이 과연 국가안보에 필요한지 모르겠다"며 "우리 정부는 주권국가로서 지소미아 협정 종료를 선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은 한일 정부가 역사 문제로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하루 빨리 성노예제 피해자와 강제동원 노동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혜성여고 1학년 정다은 학생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20명밖에 남지 않은 지금 시점에서 도대체 언제까지 일본군 성노예제 할머니들과 강제징용을 당한 분들이 사죄를 못 받고 돌아가셔야 하나"라고 말했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구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옆에서 사단법인 청소년공동체 희망이 주최한 '일본 아베정부 규탄 청소년 1,000인 선언 및 청소년 행진 대회'가 열리고 있다. 안하늘 기자

최민경 학생도 "1991년 8월 14일 고 김학순 할머니께서 성노예 피해사실을 공개증언하고 이후 정당한 사과와 배상을 요구했지만 여전히 일본은 민간차원의 문제로 단정짓고 있다"며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성적노예이자 도구로 인식되는 것은 끔찍한 고통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소년들은 '경제전쟁 일으키는 아베 정부 꺼져라' '한반도평화 위협하는 지소미아 폐기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일본대사관부터 인사동거리, 종로구청을 거쳐 다시 일본대사관으로 돌아오는 행진을 진행했다.

윤미연 희망 사무국장은 "청소년들은 일본 아베 정부의 경제전쟁에 분노하며 일본 펜 버리기, 일본 제품 불매, 항일 결의문 발표 등 다양한 행동을 벌이고 있다"며 "박근혜 하야 청소년 운동을 이끌어온 희망은 오늘 이후로도 계속 청소년들과 아베 규탄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를 위한 행동을 이끌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7시부터는 민주노총, 정의기억연대, 한국YMCA, 한국진보연대, 흥사단 등 682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아베규탄시민행동’이 주최하는 ‘아베규탄 4차 촛불 문화제’가 구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인근에서 열릴 예정이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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