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창고 불법증축∙무허가위험물 보관 수사
지난 6일 11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안성시 물류창고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은 지하 1층에 다량 보관돼 있던 위험물질의 이상 발열일 가능성이 높다는 중간 조사 결과가 나왔다.
김용 경기도 대변인은 9일 도청에서 이번 화재와 관련, 중간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붕괴위험 등 때문에 아직 지하층 내부 진입이 어려워 정밀 현장 감식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관계자 진술을 통해 확인된 사항을 보면 화재 당시 지하 1층에 '아조비스이소부티로니틀린'이라는 제5류 위험물이 4톤 가량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 위험물질은 점화원이 없더라도 대기 온도가 40도 이상일 경우에는 이상 반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폭발 우려가 높은 '자가 반응성 물질'로 분류된다”면서 “현장에선 이 위험물 보관 지점을 중심으로 기둥, 보, 벽체 등이 붕괴한 것이 관찰됐고, 이 지점 부근에 설치된 열센서감지기가 최초로 동작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또 “이 창고에는 모두 38톤의 아조비스이소부티로니틀린이 보관돼 있었고, 같은 회사의 인근 창고에는 제4류 제3석유류인 '1.3-프로판디올'이 9만9,000여ℓ가 보관돼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아조비스이소부티로니틀린과 1.3-프로판디올 지정 수량이 각각 200㎏, 4,000ℓ인 점을 고려할 때 각각 지정 수량의 193배, 24배를 초과하는 위험물질이 보관돼 있었던 셈”이라고 말했다.
지정 수량 이상의 위험물을 저장 또는 취급한 자는 '위험물안전관리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경찰에선 해당 창고가 불법 증축된 정황과 허가 받은 ‘종이상자 및 용기제조업종’과 달리 지하 1층 창고에 여러 위험물질을 함께 보관했다는 창고 관계자 A씨 등의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1시 15분께 경기 안성의 종이상자 제조공장 건물 지하 1층에서 일어난 폭발 사고로 석원호 소방위가 숨지고 소방관 등 10명이 다쳤다.
이범구 기자 eb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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