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특보 고사에 전격 차출…당초 차기 외교부 장관 0순위 거론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주미합중국대사관 특명전권대사로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명했다. 정통 외교관 출신인 이 지명자는 초대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한반도 평화 전문가다. 강경화 외교부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 1기 멤버의 교체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외교안보라인에 쇄신의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의도 또한 담긴 인선으로 보인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한미간 외교관계를 계승하고 발전시켜 당면한 외교 현안을 해결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수혁 주미대사 내정 소식을 전했다.
고 대변인은 “이 내정자는 20대 국회의원으로서, 국회 외교통일위원으로 활동했다”며 “1975년 외무고시에 합격, 공직에 입문한 이래 외교통상부 차관보, 국가정보원 제1차장 등 정부 중요직위를 두루 거친 외교 전문가”라고 덧붙였다.
당초 주미대사에는 문정인 대통령 외교통일안보특별보좌관이 유력한 것으로 거론됐다. 반면 이 내정자는 강경화 장관 후임으로 외교부를 맡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다만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로 외교안보 수장 교체 타이밍이 아니라는 판단에 따라 연말까지 개각이 미뤄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문 특보가 주미대사직을 끝내 고사하면서 이 내정자가 깜짝 발탁이 이뤄지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문정인ㆍ이수혁 두 분은 복수로 검토가 됐었다”며 “그런데 문 특보 본인도 밝혔지만 끝내 고사를 했고 지금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 서로에게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내정자 또한 사전에 충분히 협의 했고, 본인도 비례대표 국회의원직 사퇴에 대해 흔쾌히 받아주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내정자는 2016년 당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의 영입 인사로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이수혁 주미대사 내정자는
△전북 정읍(70) △서울고 △서울대 외교학과 △청와대 외교통상비서관 △외교부 구주국장 △주유고슬라비아 대사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주독일 대사 △국가정보원 1차장 △단국대 석좌교수 △20대 국회의원. 부인 황혜경 씨와 2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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