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일 신형전술유도탄 발사를 참관했다며 조선중앙통신이 7일 보도한 사진. 연합뉴스

북한이 8일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명의의 성명을 발표해 한미 군사연습을 맹비난했다. 6ㆍ30 판문점 회동 이후 남한을 겨냥해 비판해오던 것과 달리 미국을 수차례 언급하며 남측과 미국 모두를 향한 입장 표명임을 명확히 했다.

북한은 이날 오후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조선반도의 정세긴장을 격화시키는 장본인은 누구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발표했다. 발표 주체는 국무위원회 직속의 대남통일전선기구인 조평통 통일전선국으로, 조평통이 공식적으로 대남 비난 성명을 낸 것은 4월 25일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겨냥한 대변인 담화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약 5,500여자 분량의 진상공개장에서 북측은 5일부터 진행 중인 한미 합동군사연습을 거론하며 “남조선 당국은 북남 합의 정신에 위반되는 북침전쟁연습을 어느 한시도 중단하지 않고 부단히 벌려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남측이 “동족을 적대시하는 편견과 관념, 관습과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민족의 화해단합과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기류에 역행하여 북침전쟁연습과 무력증강책동에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평통은 지난해 4ㆍ27 판문점선언 이후 한미 연합훈련 및 남측 단독훈련을 조목조목 나열하며 비난하기도 했다.

조평통은 “남조선당국은 북침전쟁책동에 대한 우리의 반발과 내외의 규탄을 모면하기 위해 역대 진행해온 미국과의 합동군사연습을 저들 단독의 훈련으로 교묘하게 포장한 전쟁불장난도 부단히 벌려놓고 있다”며 이 같은 훈련이 사실상 미국 주도로 이뤄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남측이 “동족에 대한 신의를 저버리고 미국의 대조선압살책동에 편승했다”고 주장한 조평통은 미국을 13차례 거론, 미국을 향한 불만을 재차 드러냈다.

북측이 이번 성명의 형식으로 ‘진상공개장’을 택한 것도 이례적이다. 진상공개장은 북측이 자신들의 공식 입장을 대외적으로 호소하고자 할 때 사용하는 형식으로 2014년 무인기 사건, 2015년 한국수력원자력 해킹 공격 등에 발표됐다.

북한의 이번 진상공개장은 한미 훈련에 대한 자신들의 불만을 공식 입장문을 통해 피력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최근 북측이 연이은 신형 무기 발사시험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한 것처럼 조평통 명의의 진상공개장을 통해 한미 훈련에 대한 최종 입장을 밝힌 것”이라며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체제 안전보장에 관한 자신들의 요구를 확실히 다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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