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강혜옥 CS컨설턴트. 한화생명 제공

“고졸이란 열등감이 콤플렉스보다는 동기 부여 기폭제 역할을 한 것 같아요.”

한화생명 경인본부 고객응대ㆍ서비스(CS) 컨설턴트로 근무하는 강혜옥(41) 과장은 오는 16일 꿈에 그리던 박사 학위를 받는다. 그는 이 회사의 고졸 직원 출신 1호 박사라는 타이틀도 얻게 된다. 13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학위 수여식이 며칠 앞인데도 아직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소감을 밝혔다.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실업계고(현 특성화고)에 진학한 그는 성적이 우수했음에도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3학년 1학기를 마친 1995년 7월 대한생명(한화생명 전신)에 사무직으로 입사했다. 학교에서 괜찮은 직장이라 여겨 그를 추천했던 것이지만, 그의 마음 한구석에는 대학 진학과 배움에 대한 미련이 남았다. 2001년 결혼하면서 남편에게 “자녀 키우고 여유 생기면 대학에 가고 싶으니 도와달라”고 부탁했을 정도다.

입사 후 수원 지역 지점에서 보험설계사(FP)와 지점장 지원 업무를 맡았던 그는 2004년 본사 고객서비스팀의 CS컨설턴트 총괄파트장의 권유로 전국 7개 지역본부에 1명씩 총 7명밖에 없는 CS컨설턴트 자리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대학 진학의 소원을 성취했다. 2004년 하반기 외부 사설기관의 ‘CS강사 양성과정’을 수강한 뒤 “CS 강의에 도움이 될 것”이란 주변 조언을 듣고 이듬해 경희사이버대 경영학과에 진학한 것이다. 가정일과 육아에 주경야독까지 하며 새로운 자리를 준비하던 그에게 2008년 기회가 찾아왔다. 수년간 없었던 CS컨설턴트 사내공모 공고가 뜬 것. 부서장 추천을 받아 지원한 그는 토론, 프리젠테이션(PT), 면접 등의 심사를 거쳐 CS컨설턴트가 됐다.

바라던 자리와 대학 졸업장(2009년 2월)까지 거머쥐었지만 아직 ‘배가 고팠다’. 수년간 CS컨설턴트로 활동하면서 CS교육의 전문성을 살리고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어졌고, 이러한 갈망이 그를 숭실대 평생교육 석사과정(2014년 3월~2016년 2월)을 거쳐 박사과정(2016년 3월 입학)으로 이끌었다.

“4년제 대졸자 동기들에 비해 기초실력이 부족해 무식하게 공부했어요. (웃음) 특히 박사과정은 영문 원서를 많이 읽어야 하고 영어 시험을 통과해야 논문을 쓸 수 있어 매일 출퇴근길에 30단어씩 외웠어요. 주중 수업이 있는 날에는 고맙게도 회사 상사와 동료들이 1시간 일찍 퇴근할 수 있도록 배려해줬어요.”

강 과장은 마침내 ‘중소기업의 팀리더를 위한 온정적 합리주의 리더십 프로그램 개발과 효과성 평가’라는 논문을 쓰고 박사학위를 받게 됐다. 그는 “성실했던 덕분에 꿈을 이룰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처음 시작하는 FP에게도 ‘뭘 하든지 시간이 필요하니까 힘들더라도 성실하게 1년만 버텨보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강 과장의 성공스토리는 회사 임원진뿐 아니라 한화그룹과 다른 계열사에까지 알려졌다고 한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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