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담배꽁초 버린 이유 글 올렸다 욕설 댓글 단 누리꾼 사이버모욕죄 고소
영화평론가가 일자리 창출과 흡연구역이 부족한 데 항의하기 위해 담배꽁초를 길에 버린다는 글을 올렸다가 누리꾼들과 설전을 벌였다. 이 평론가는 욕설 댓글을 남긴 누리꾼을 고소했다.
영화평론가 A씨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욕설 댓글을 단 B씨를 고소한 서류 사진을 올리면서 “곧 경찰에서 당신에게 연락이 갈 것이다. 당신을 사이버모욕죄로 신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신에게 복수하려는 게 아니다. 어른이 되지 못한 어린이에게 세상이 참 무서운 곳이라는 것을 몸소 가르쳐주고 싶을 뿐이다. 그리하여, 당신에게 동조하는 동료 어린이들에게까지 교훈이 되면 참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이라고 밝혔다.
앞서 A씨는 전날 페이스북에 담배꽁초를 길에 버린 사진을 올리면서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함이고 흡연구역과 휴지통을 충분히 만들지 않는 국가에 대한 항의다. 이게 내 방식의 시민의식”이라고 적었다.
이에 일부 누리꾼은 “일자리 창출이 아니라 환경미화원의 노동강도를 높이는 듯”(ch****)이라며 A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특히 B씨는 “진짜 이런 XX가 무슨 평론을 해. 사회라는 것 자체를 이해 못하고 이기주의를 개인주의라고 생각하는 인간이 무슨 평론을 하냐”는 공격적인 글을 남겼다. A씨가 “그러게요. 세상 참 엿같죠?”라고 답하자 B씨는 “착각하지 마세요. 당신이 ‘X같은’ 겁니다”라고 답했다.
A씨는 B씨 고소 이유에 대해 “내가 불복종의 차원에서 담배꽁초를 거리에 버린다고 말한 것에 대해 지지를 얻길 바라는 게 아니다. 동의하기 힘든 이들의 심정도 이해한다. 그냥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다는 정도를 드러내고 싶었을 뿐”이라며 “생각이 다른 것은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생각을 무례하게 표출하는 건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A씨의 추가 설명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8일 오후까지 답을 듣지는 못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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